국내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의 첨병 역할을 할 인공지능(AI) 연구 역량 강화에 나섰다.

기술 발전과 산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AI 전문 인력은 절대 부족 상태다. 반면 AI 인재 확보를 위한 글로벌 경쟁은 치열해졌다. 국내 대학들은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AI 전문 인력 양성소로 거듭나기 위한 전초 기지 개설에 돌입했다.

. / 서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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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AI 위원회 발족…산학연 공동연구·기술교류 활성화

서울대는 5일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AI분야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과 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 총장은 AI 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 및 인력을 상호 교류하고, AI 기술혁신을 위해 공동연구와 기술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앞서 5월 서울대는 AI 교육·연구·산학협력을 총괄하는 총장 직속 자문기구 'AI 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AI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AI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18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역임한 최양희 교수(컴퓨터공학부)가 맡았다. 이 밖에 인문대, 사회대, 미대 등 단과대 교수들과 이호수 SK텔레콤 전 사장, 송은강 캡스톤 파트너스 대표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서울대는 AI위원회 발족과 함께 마스터플랜도 발표했다. 1단계로 2019년 서울대 AI 연구원을 설립하고, AI 관련된 서울대 교육, 연구, 산학협력을 조율해 교류를 활성화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고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이 쾌척한 기부금 500억원을 토대로 캠퍼스 안에 '해동 AI 센터'를 설립한다. '해동 AI 센터'에는 200명이상의 교수진과 1500명이상의 대학원 연구진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2단계는 2020년부터 서울대 캠퍼스와 인접한 낙성대 지역에 서울대와 협력하는 AI 연구, 산업 생태계 즉 AI밸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마지막 3단계는 2022년부터 낙성대 인근에 10만평 규모의 부지를 추가 확보해 기존 AI 밸리를 'AI 글로벌 밸리'로 확장한다.

◇ 카이스트·고대·성대 정부지원 발판 AI 전문대학원 개설

카이스트를 비롯한 다른 대학도 AI 전문 대학원 개설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022년까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4만명 양성을 목표로 AI대학원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AI 대학원 지원사업에는 12개 대학이 도전장을 낼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심사 결과 카이스트, 고려대, 성균관대가 최종 선정됐다. 이들 대학은 과기정통부로부터 5년간 90억원의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향후 단계 평가를 거쳐 10년간 19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카이스트는 평균 연령 30대의 젊은 교수진으로 AI 대학원을 구성했다. 경기도 판교에 AI 대학원 산학협력센터를 설치해 판교를 아시아 최고 인공지능 밸리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카이스트는 AI 대학원 설치가 확정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신입생을 모집했는데도 20명을 선발하는 가을학기 석사 과정에 180명이 지원했다.

성균관대 역시 25명을 뽑는데 무려 192명이 지원하는 등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2019년 25명의 신입생을 선발한 성균관대는 2020년부터 석사과정 45명, 박사과정 15명을 매년 선발한다. 삼성전자 등 39개 기업과 협업해 현장 중심의 AI 혁신 연구를 추진한다.

고려대는 50명 정원의 AI 석박사 통합 과정으로 운영한다. 고려대 역시 비슷한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