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사 양측이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합의에 실패하며 르노삼성차 노조가 무기한 전면파업을 선언한 것은 지난 5일이었습니다.

르노삼성 노조는 소식지 등을 통해 "지난 5월 21일 잠정합의안에서 조합원의 선택은 부결이었다"며 "사측은 부결 원인도 노조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조합원 동지들의 희생에 대한 제대로 된 대가조차 마련하지 못하면서 뻔뻔하게 회사의 경영을 거론하고 차기 물량에 대한 무기를 거론하며 조건 없는 노동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강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임단협 부결로 르노삼성차 노조가 전면파업을 선언했지만 조합원의 3분의2가 출근하는 등 생산 일선에서 불협화음이 감지되기 시작하더니, 르노삼성차 사측이 '부분 직장폐쇄'를 선언하며 전환기를 맞았습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전경. /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전경. /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11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사측이 지난 10일 노조측에 공문을 보내 부산공장 운영 행태를 주간 1교대로 변경하는 방안을 협의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주·야간조 2교대인 부산공장 근무 형태를 주간 1교대로 바꾼다는 것인데요. 노조측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회사는 12일부터 주간 1교대 근무를 강행할 방침임을 밝혔습니다. 사측은 해당 공문에 부산공장 생산 정상화를 위해 야간근무를 중단하는 ‘부분직장폐쇄’를 시행한다고 표현했습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연 30만대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올 1~5월 생산대수는 6만8160대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2% 급감한 수치로, 당장 6월 출시 예정인 QM6 부분변경과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의 물량 수급도 쉽지 않은 상황에 사측이 극단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르노삼성차 노조는 사측의 ‘부분 직장폐쇄' 결정 하루 만에 파업 철회를 결정하고, 사측과 임단협 교섭 재개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전면파업 선언 후 근무일 기준 4일 만의 일입니다. 노조가 전면파업을 선언했지만,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이 지속적으로 출근하는 등 파업 효과가 생각보다 미미했던 점이 조기 파업 종료의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이후 임단협 교섭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13일 르노삼성차 노사는 협상에 들어간 지 2시간여 만에 2018년 임단협 재협상안에 잠정 합의하더니, 다음날인 14일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최종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에서 74.4% 찬성으로 협상이 타결됐습니다.

르노삼성차 노사 양측은 지난 12일 진행된 29차 임단협 본교섭에서 지난 1차 잠정 합의 사항을 기초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협력업체의 동반성장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사 평화 기간을 선언하는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을 추가로 채택했습니다. 또한 모범적인 노사 관계로 돌아가 재출발하기 위해 그동안의 갈등 관계를 봉합하고 향후 노사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함께 지켜갈 것을 약속하며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