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게임 질병분류’ 논란과 관련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송곳’ 발언을 날렸다. 농담 섞인 어조였지만 최근 논란에 대한 게임업계의 반발을 그대로 전달하는 듯한 멘트였다.

김 위원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SK텔레콤 5G 스마트오피스에 방문해 5G 서비스 시연을 체험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참석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왼쪽)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SK텔레콤 5G 스마트오피스에 방문해 5G 서비스 시연을 체험 중인 모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왼쪽)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SK텔레콤 5G 스마트오피스에 방문해 5G 서비스 시연을 체험 중인 모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김 위원장의 발언은 시청자가 프로게이머 시점으로 시청하는 e스포츠 중계를 위한 멀티뷰 서비스를 시연할 때 나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시연 뒤 각 부처 장관들이 별말이 없자 "우리는 게임 세대가 아니라 감동이 없는데 젊은 세대는 감동한다"며 "이제는 보는 게임이 (게임산업의) 절반인 시대다"라고 설명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박 사장의 설명을 받아 "복지부 장관 앞에서 그런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박능후 장관은 억울하다는 듯이 즉각 반박했다. 박 장관은 "(김 위원장의 얘기는) 정말 왜곡된 말씀이다"라며 "게임은 질병이 아니고 게임 중독이 문제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5월 25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세계보건기구(WHO) 총회 B위원회는 ‘게임이용 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했다. 대부분의 정신의학계는 WHO의 결정에 대해 환영했지만, 게임업계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김 위원장의 송곳 질의는 5G 스마트오피스 사무실 풍경을 보는 상황에서도 나왔다. 5G 스마트오피스는 도킹 시스템에 스마트폰만 꽂으면 모니터에 기존에 작업하던 문서 등이 다시 열려 업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사무실 책상에 PC 본체 없이 모니터만 있는 것을 본 김 위원장은 "PC 회사는 다 망하는 거냐"고 SK텔레콤 직원에게 물었다.

질문을 받은 직원은 "노트북 대신 (업무 데이터가)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전시 막바지에 "전시품으로 진열한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제품 밖에 없다"며 "5G로 일자리가 줄거나 1등 기업만 살아남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했다.

김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SK텔레콤의 5G 스마트오피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9일 SNS를 통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책임자(GIO)에게 ‘포용경제’에 동참하라며 쓴소리를 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스마트오피스는 5G 최첨단 기술과 최태원 SK 회장의 사회적 가치 실현 의지가 공존하는 곳 같다"며 "5G로 혁신과 포용이 조화되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