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KT&G의 ‘릴', BAT의 ‘글로’, 최근 참여한 쥴랩스의 ‘쥴' 등 크게 4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 전자담배 시장에 새로운 사업자가 도전장을 던졌다. 바로 일본담배산업(JT)이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은 2017년 2.2%에서 2019년 4월, 전체 담배시장 대비 11.8%까지 급성장했다. JT 그룹의 시장 참가는 국내 전자담배 시장 성장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담배 제조사 JTI는 11일 한국시장에 하이브리드 타입 전자담배 ‘플룸테크(PloomTech)’를 선보일 예정이다.

플룸테크 플러스. / 야후재팬 갈무리
플룸테크 플러스. / 야후재팬 갈무리
플룸테크는 액상 카트리지와 담배잎이 든 담배 캡슐을 사용해 섭씨 30도 저온으로 가열해 담배 맛을 내게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가 섭씨 350도 고온으로 전용 스틱을 가열하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JTI의 플룸테크는 한국 시장에서 쥴랩스의 ‘쥴', KT&G의 ‘릴 베이퍼', 8월쯤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죠즈의 ‘죠즈 C’ 등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과 직접적인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저온 가열 방식과 제품 카테고리 분류상 액상형 전자담배에 가깝기 때문이다.

일본담배산업(JT)그룹은 플룸테크 외에도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플룸에스’를 일본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플룸에스는 담배잎이 든 전용 스틱을 200도의 고온으로 가열하는 전자담배 기기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의 ‘글로'와 비슷하다.

JT그룹은 최근 전자담배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전자담배 ‘로직(Logic)’ 브랜드로 2018년기준 11개국에 진출했다. 2019년에는 전자담배 진출 국가를 13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전자담배에 로직 브랜드를, 가열식 전자담배는 ‘플룸(Ploom)’ 브랜드를 사용한다.

JT그룹이 전자담배 플룸테크로 ‘저온가열방식’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는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 특유의 찐맛이 전자담배 시장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타카하시 마사나오 JT그룹 상품기획부장은 "아이코스와 글로는 고온가열방식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냄새가 소비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1월 현지 신제품 발표회에서 밝혔다.

JT그룹은 전자담배가 판매되는 국가를 ‘중요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회사는 매력적인 신제품을 투입해 기존 및 신규시장에서 효과적인 시책(施策)을 통해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을 계속해나간다는 전략이다.

◇ 한국보다 2배쯤 더 큰 일본 담배시장

일본담배협회에 따르면 현지 담배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2조9368억엔(31조8369억원)이다. 담배 개피수로는 1300억개에 달한다. 한국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시장은 2018년 총 34억7120만갑이다. 개피수로 바꾸면 694억개에 달한다.

규모 면에서 일본은 한국보다 2배쯤 더 큰 시장인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불을 붙여 태우는 일반담배는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2014년 43억5990만갑에서 2018년 31억33910만갑으로 4년만에 12억갑이 줄었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담배시장은 1999년 4조2600억개피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2조9368억개피로 감소했다.

일반담배 소비가 지속적인 감소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전자담배' 수요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다. 한국은 2017년 전체 담배시장 대비 2.2%규모에서 2019년 4월기준 ‘11.8%’까지 급속도로 증가했다.

일본은 2014년부터 궐련형 전자담배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일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2017년 6000억엔(6조5044)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8배나 성장했다.

이와이 무츠오(岩井睦雄) JT그룹 부사장에 따르면 일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전체 담배시장대비 20%쯤이다. 이와이 부사장은 "전자담배에 흥미를 가진 소비자에게는 전달된 것으로 본다"라며, 전자담배 시장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안드레 칼란조포러스(Andre Calantzopoulos)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CEO는 "아이코스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던 일본 시장이 2018년 들어와 명백한 성장 둔화를 보이고 있다"라고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일본 전자담배 시장은 ‘아이코스'가 94%를 차지해 사실상 현지 전자담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JT그룹은 4%, BAT는 2%를 차지했다.

한국 역시 아이코스가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담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한국 전자담배 시장에서 60%쯤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KT&G의 ‘릴' 시리즈는 30%, BAT의 ‘글로' 시리즈는 10%쯤이다.

JT그룹에 따르면 전자담배 시장은 성장세다. 전자담배 등 일반담배 흡연에 따른 신체 위험을 줄여주는 제품군의 시장 규모는 2019년 160억달러(18조7440억원)에서 2012년 290억달러(33조9735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담배업계 관계자들은 JTI 등 전자담배 사업자 증가를 반기는 분위기다. 시장에 참가하는 사업자가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만 그만큼 전자담배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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