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주문한 고객의 이름을 불러주는 스타벅스의 서비스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했다. 3명의 원두커피 전문가가 운영하던 작은 커피숍을 인수했던 스타벅스는 3만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88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험 경제 시대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지능 기업이 이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경험 경제 시대를 맞아 경험 관리 솔루션도 주목받고 있댜.

SAP가 경험 관리 솔루션 전문기업 퀄트릭스(Qualtrics)를 품은 이유다. 인수 규모만 80억 달러(약 9조 37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인수로 화제가 됐다. SAP는 올해 1월 퀄트릭스 인수를 완료하고 비즈니스 혁신에 필수적인 ‘고객 경험’을 한층 강화해 기업들의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수행을 지원하고 새롭게 떠오르는 ‘경험 경제’ 생태계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퀄트릭스 국내 시장 공략의 공식 행보로 SAP는 1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SAP 이그제큐티브 서밋 2019(Executive Summit 2019): 혁신과 클라우드’ 행사를 통해 한국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라이언 스미스(Ryan Smith) 퀄트릭스 CEO. / 최용석 기자
라이언 스미스(Ryan Smith) 퀄트릭스 CEO. / 최용석 기자
퀄트릭스는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이 비즈니스 혁신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힘든 ‘객관적 경험 데이터’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제공하는 경험 관리 전문 기업이다. 기업의 운영진이나 관리자가 모두 파악하기 힘든 기업 구성원들과 일반 소비자, 고객사들의 다양한 객관적 경험을 취합해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이 데이터 분석을 통한 비즈니스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1만 개 이상의 기업이 퀄트릭스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부족한 경험 데이터를 확보해 제품 개발과 브랜드 충성도 향상, 사내 문화 개선 등에 활용하고 있다. 미국 포춘 100대 기업의 75% 이상과 미국 100대 경영대학원 중 99곳이 퀄트릭스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아태지역에서만 진출 4년 만에 1000여 개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매출은 8배나 늘었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데이터 분석과 그를 통한 미래 예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데이터 수집과 자체 분석을 수행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퀄트릭스의 주장이다. 기업의 관점에서 시작하는 만큼, 객관성이 부족해 정확도가 떨어지고, 수집 범위도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기업 주도의 데이터 수집은 외부 정보 못지않게 중요한 기업 내부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기업과 임직원들의 목표와 역량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면 기업의 운영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업무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의 성공 확률도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퀄트릭스는 자사의 경험데이터(X-data)와 한 식구가 된 SAP의 축적된 기업 운영 데이터(O-data)를 결합해 더욱 객관적이고 정확한 분석과 예측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한다. 양사의 데이터와 기술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충함으로써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강조한다.

SAP가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보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도 함께 협력해 대기업, 중소기업, 외국계 기업 등 다양한 규모의 고객사를 위한 경험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효성그룹을 첫 고객사로 확보한 데 이어, SAP와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는 삼성SDS와도 고객경험혁신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다. 현대카드, 두산그룹 등을 비롯한 국내 유수 기업 관계자들도 이날 행사에 참여해 퀄트릭스 솔루션에 관심을 보였다.

제니퍼 모건(Jennifer Morgan) SAP 이사회 임원 및 클라우드 비즈니스 그룹 회장. / 최용석 기자
제니퍼 모건(Jennifer Morgan) SAP 이사회 임원 및 클라우드 비즈니스 그룹 회장. / 최용석 기자
라이언 스미스(Ryan Smith) 퀄트릭스 CEO는 "이미 많은 기업이 퀄트릭스를 통해 구체적인 비즈니스 성과는 물론, 임직원 생산성 및 근속연수 증가, 고객의 충성도 및 브랜드 선호도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며 "한국의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경험의 중요성을 알고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이 많다. 앞으로 SAP 및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한국 기업들의 경험 관리 역량 증대를 다방면에서 지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니퍼 모건(Jennifer Morgan) SAP 이사회 임원 및 클라우드 비즈니스 그룹 회장은 "SAP의 운영 데이터 관리 및 분석 역량과 퀄트릭스의 경험 데이터 관리 역량이 통합돼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SAP의 핵심 시장인 한국은 디지털화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지난 한 해 동안 놀라운 변화와 성장을 보였다. 그만큼 퀄트릭스의 한국 진출은 SAP와의 시너지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SAP 이그제큐티브 서밋’ 행사에는 경험 경제 및 디지털 변혁 등을 주제로 SAP 글로벌 임원진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 형원준 두산그룹 최고디지털책임자,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 등 기업 혁신 리더들이 강연과 토론을 통해 디지털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1000여명에 달하는 국내 주요 기업 임직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오후에는 ‘여성과 디지털’, ‘인더스트리 클라우드’, ‘4차산업혁명과 제조업의 서비스화’ 등을 주제로 국내외 주요 기업의 다양한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SAP 이그제큐티브 서밋 행사 기조연설 모습. / SAP코리아 제공
SAP 이그제큐티브 서밋 행사 기조연설 모습. / SAP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