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SK 그룹사들의 도움을 받아 승승장구한다. 이 회사는 IPTV 서비스 개시 후 13년 만인 2019년 7월 B tv 가입자 500만명을 달성했다.

SK브로드밴드가 IPTV 2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모회사 SK텔레콤과 끈끈한 관계가 꼽힌다. SK텔레콤 유선상품 재판매 효과를 톡톡히 보기 때문이다. 유선과 무선사업을 함께하고 있는 KT, LG유플러스와 달리 SK텔레콤은 무선, SK브로드밴드는 유선사업을 나눴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네트워크를 빌려 유선상품을 재판매한다.

. / SK브로드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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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6월 유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 회선 수에서 SK텔레콤의 재판매는 꾸준히 상승세를 그린다. 2016년 12월 253만4590명에서 2019년 6월 294만1112명으로 16% 늘었다.

KT가 공개한 자료 중 2018년 경쟁상황평가 및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재판매 점유율은 2010년 2.3%에서 2018년 13.4%로 상승했다. SK브로드밴드의 IPTV 가입자 역시 2010년 88만명에서 2018년 473만명으로 5.4배 증가했다.

SK텔레콤의 무선 상품과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 및 IPTV 상품을 결합판매한 덕을 직간접적으로 본 셈이다. 경쟁사들은 이러한 결합판매가 이통시장의 지배력전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유선사업부문 1위를 독차지해 온 KT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이 성사되면 800만명쯤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 SKT로부터 매년 6000억 챙기는 SKB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으로부터 실제 받는 돈은 얼마일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니 SK텔레콤과 내부거래액이 상당하다. 재판매를 통해 받은 도매대가가 내부거래액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도매대가란 SK텔레콤이 초고속 인터넷 재판매를 하기 위해 SK브로드밴드의 회선을 대여한 뒤 지급하는 돈이다.

2018년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으로부터 도매대가, 회선서비스, 용역서비스 등을 거래하며 6198억원을 받았다. 도매대가로 받은 돈만 3564억원에 달한다. 2017년도 비슷한 수준이다. 2010년만 해도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에 준 재판매대가는 2353억원쯤이었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과의 거래로 안정적 매출 기반 확보, 마케팅 비용 감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대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는다.

SK브로드밴드는 SK그룹 계열사 덕도 본다. 2018년 SK브로드밴드 영업매출 3조1589억원의 23.3%인 7366억원은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SK텔레콤과 내부거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SK브로드밴드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가입자 확보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중 하나가 SK텔레콤 재판매 효과라고 설명한다.

SK브로드밴드 한 관계자는 가입자 증가 배경에 대해 "SK텔레콤 재판매 효과는 영업·판매·유통 측면에서 바라본 것이다"라며 "서비스 본질 측면에서는 고객 취향을 저격하는 미디어 서비스를 지속 출시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