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불법보조금 살포 등 소모적인 경쟁 대신 고객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틀었다. 이통3사는 5G를 상용화한 4월 3일부터 스마트폰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공시지원금을 대폭 늘리는 등 가입자 쟁탈전을 벌였다. 지원금 경쟁은 2분기 이통3사의 영업이익에 직격탄을 날리는 등 영향을 줬다.

양맹석 SK텔레콤 5GX마케팅그룹장은 5일 부산 해운대 5GX 쿨비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 시대를 맞아 변화할 SK텔레콤 마케팅 방향을 언급했다.

SK텔레콤 5G 클러스터 전략 설명화면. / 류은주 기자
SK텔레콤 5G 클러스터 전략 설명화면. / 류은주 기자
양 그룹장은 "SK텔레콤이 지향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일대일 마케팅이다"며 "고객의 니즈에 맞는 혜택을 드리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어 "보조금을 아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 고객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부스트파크 조성 등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해 가입을 유인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노린다"고 말했다.

부스트파크는 5G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프라인 공간이다. SK텔레콤은 고객이 많이 찾는 전국 핵심상권 10개 지역과 AR 동물원 등을 5G클러스터로 선정해 그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특화한 5G 서비스와 혜택을 선보인다.

그동안 SK텔레콤 멤버십 할인 혜택을 대형 프랜차이즈 위주로 제공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지역의 골목 상권을 대상으로 멤버십 서비스 혜택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골목 상권의 맛집을 스마트폰 화면에 비추면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증강현실(AR)멤버십의 방식이다. 현재 서울 익선동 한옥거리, 성수동 카페거리와 계약을 추진 중이다.

고객은 더 다양한 곳에서 멤버십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소상공인은 더 많은 손님을 유인할 수 있는 요소가 생긴다.

SK텔레콤이 이런 전략을 택한 이유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사회적 가치 실현과, 마케팅 비용 부담 증가 탓이다. 4월 5G 상용화 이후 이통3사의 보조금 경쟁이 극에 달했다. 최대 90만원에 달하는 불법 보조금 성격의 판매장려금이 등장하는 등 이통3사는 소모적인 경쟁을 이어간다.

SK텔레콤 5G 클러스터 전략 설명화면. / 류은주 기자
SK텔레콤 5G 클러스터 전략 설명화면. / 류은주 기자
최근 LG유플러스가 방송통신위원회에 SK텔레콤과 KT를 불법보조금 살포로 신고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이통3사 간 과당 경쟁은 결국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SK텔레콤 2분기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 영향으로 2018년 동기대비 6.9% 하락한 3228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2분기 마케팅 비용은 7286억원으로 2018년동기 대비 3.7%, 전분기 대비 3.9% 증가했다. 매출 대비 마케팅 비용은 25.6%에 달했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5G 초반 시장이 보조금을 위시한 과열 경쟁으로 흐른 부분이 있어, 서비스와 혜택 중심의 경쟁으로 바꾸려 한다"며 "초기 시장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마케팅)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