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칩 분야의 큰손 브로드컴(Broadcom)이 보안솔루션 전문 기업 시만텍(Symantec)을 인수한다고 8일(현지시각) 밝혔다. 인수 규모는 107억 달러(약 12조9500억원)로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브로드컴의 2020년 회계연도 1분기 내로 인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시만텍의 엔드 포인트 보안, 웹 보안 서비스, 클라우드 보안 및 데이터 손실 방지 등 엔터프라이즈 보안 솔루션은 브로드컴의 공급 채널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브로드컴은 지난해 미국 1위 통신칩 기업인 퀄컴을 인수하려다 미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고 데이터 스토리지 및 네트워크 솔루션 전문기업 브로케이드(Brocade)와 독립 소프트웨어 솔루션 전문기업 CA테크놀로지스(CA Technologies)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단순 통신용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소프트웨어 분야까지 아우르는 종합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번 시만텍 인수 역시 엔터프라이즈용 솔루션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브로드컴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혹 탄(Hock Tan) 브로드컴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는 브로케이드 및 CA테크놀로지스 인수에 이어 브로드컴의 성장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시만텍은 엔터프라이즈 보안 분야의 선도적인 리더 중 하나다. 갈수록 보안 위협이 진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2000여 개 고객사에 엔드 포인트에서 클라우드에 이르는 강력한 보안 솔루션을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수와 관련해 시만텍코리아는 오는 13일 국내 주요 매체들을 대상으로 개최할 예정이었던 ‘클라우드 미디어 보안데이’ 행사를 취소한다고 9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