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의 오덕이야기] (83)섹시 미소녀 콤비 활약상 담은 SF애니 '더티페어'

김형원 기자
입력 2019.08.10 12:07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미소녀 콤비 ‘케이'와 ‘유리'의 활약상을 그린 SF 애니메이션 ‘더티페어(ダーティペア)’는 ‘시끌별 녀석들(うる星やつら)’ 작화감독을 맡았던 토키테 츠카사(土器手司)가 디자인한 섹시 미소녀 캐릭터로 당시 남성 애니메이션 팬들의 시선을 끌어당긴 작품이다.

더티페어 일러스트. / 선라이즈 제공
더티페어는 1985년 공개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부터 비디오테이프와 레이저디스크(LD) 등에 담겨 판매되던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OVA), 그리고 1994년 리메이크 작품인 ‘더티페어 플래시'에 이르기까지 10년간 방영돼 팬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더티페어는 ‘러블리 엔젤'이라 불리는 미녀 범죄 해결사 케이와 유리의 활약상을 그린 ‘스페이스 오페라' 작품이다. 스페이스 오페라는 공상과학 작품의 한 장르로 우주공간을 무대로 펼쳐지는 영웅담·서사시적인 내용을 담은 것을 뜻한다.

애니메이션은 인류가 ‘워프'라는 공간이동 기술을 개발한 22세기 은하계 우주를 무대로 삼고 있다. 은하연합은 각 행성 국가의 다채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복지사업협회(WWWA)’를 설립한다. 주인공 케이와 유리는 은하계 행성 국가에서 온갖 범죄를 해결하는 WWWA 산하 기관 ‘트러블 컨설턴트’ 일원이다.

더티페어 포스터 일러스트. / 야후재팬 갈무리
미소녀 콤비 러블리 엔젤이 ‘더티페어' 즉 더러운 해결사로 불리는 까닭은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해당 국가가 괴멸 위기에 빠질 만큼 크나큰 물리적인 피해를 받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피해 대부분은 방치하면 더 큰 피해가 예측되거나, 일어날 수밖에 없는 불가항력적인 피해다. 작품 속 러블리 엔젤 케이와 유리도 큰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상급기관 WWWA가 책임을 묻는 경우가 단 한 번도 없다.

유리와 케이가 콤비를 맺은 이유는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 발현되는 초능력 ‘천리안' 때문이다. 이 초능력은 물체를 꿰뚫어 보는 투시 능력과 미래를 사건을 미리 보는 예지 능력을 합한 것이다. 초능력은 두 사람의 신체적 접촉으로 발현되며, 미래 일어날 사건의 단편적인 정보를 볼 수 있다.

더티페어 팬 아트. / 핀터레스트 갈무리
더티페어는 주인공 의상이 신체 노출도가 높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전투복은 가슴 계곡과 허리가 드러나는 짧은 재킷에 핫팬츠, 롱부츠로 구성됐다. 피부가 노출되는 곳은 ‘폴리머'로 불리는 특수 젤을 바르는 것으로 물리적인 충격과 가벼운 레이저 공격을 막을 수 있다. 케이와 유리는 몸에서 폴리머를 씻어낼 때 전용 크림을 사용한다. 크림 사용 장면은 주인공의 샤워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주인공 의상은 1979년작 영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에서 따왔다. 소설 일러스트를 담당했던 야스히코 요시카즈(安彦良和)의 해설에 따르면 영화 속 플레이메이트 위문 공연 장면에서 여성이 입었던 옷을 바탕으로 전투복을 디자인했다.

◇ 더티페어와 세계관 공유하는 SF소설·애니 ‘크루셔 죠'

애니메이션 ‘더티페어'는 ‘타카치호 하루카(高千穂遙)’의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은 1979년 잡지 ‘S-F매거진' 2월호를 통해 처음 연재됐다.

더티페어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크루셔 죠' 극장판 포스터 일러스트. / 야후재팬 갈무리
원작자 타카치호는 1977년 SF소설 ‘크루셔 죠(Crusher Joe·クラッシャージョウ)'로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 작품은 1983년 극장용 애니메이션, 1989년 OVA로 제작됐다. 작가는 더티페어 소설로 1980년 일본 SF 작품상인 ‘성운상(星雲賞)’을 수상했다.

‘크루셔 죠'는 더티페어 시리즈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더티페어의 20년 뒤 세계가 바로 크루셔 죠의 무대다. 극장판 크루셔 죠 애니메이션에는 더티페어의 모험담을 그린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장면이 그려진다. 소설 외전에서는 주인공 죠의 아버지가 이끄는 팀이 더티페어와 함께 활약한다. 이 장면은 애니메이션 ‘더티페어 대란전'에서 케이의 시점으로 그려진다.

더티페어는 원작 소설과 애니메이션이 내용과 설정에서 조금 다른 면을 보인다. 주인공 초능력 ‘천리안'과 폴리머 특수 젤 설정은 애니메이션에서 자세하게 묘사되지 않았다. 원작의 인조생물 ‘무기'의 역할도 크게 줄었다.

SF 작품상 ‘성운상(星雲賞)’을 받은 소설 ‘더티페어 대역전' 표지 일러스트. / 아마존재팬 갈무리
◇ 10년간 이어진 더티페어 애니메이션

더티페어 첫 애니메이션은 1985년 7월 15일 니혼TV를 통해 공개됐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선라이즈에 따르면 더티페어는 모두 26화 분량이 만들어졌지만, TV로 방영된 것은 1985년 12월 26일까지 24화까지다. 선라이즈는 나머지 2화 미방영에 대해 당시 방송 기회를 잡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사는 미공개 2화 분량을 ‘더티페어 러블리 엔젤로부터 사랑을 담아(ダーティペア ラブリーエンジェルより愛をこめて)’란 제목의 OVA 콘텐츠로 시장에 선보였다.

첫 번째 더티페어 애니메이션 제작을 맡은 감독은 ‘타키자와 토시후미(滝沢敏文)’다. 타키자와 감독은 1979년작 ‘사이보그 009’, 1983년작 ‘장갑기병 보톰즈' 연출을 맡은 인물이다.

더티페어가 TV애니메이션으로 큰 인기를 얻자 1985년 ‘더티페어 대승부 노랜디아의 수수께끼(ダーティペアの大勝負 ノーランディアの謎)’란 이름의 OVA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케이와 유리 캐릭터 등신대를 높여 좀 더 어른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TV판에서 그려지지 않은 초능력 ‘천리안’(클레아보와이얀스)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1986년 출간된 더티페어 관련 서적에 따르면 제작사 선라이즈는 1985년 비디오테잎으로 선보인 OVA 더티페어를 1986년 5월 LD 소프트로 출시할 당시 상당량의 그림을 다시 그리고 수정해 화면 품질을 높였다.

1987년에는 영화 더티페어가 일본 현지 공개된다. 극장판은 TV판과 캐릭터 디자인은 거의 같지만 전투복 디자인에서 다소 차이를 보인다.

1987년작 더티페어 OVA 한장면. / 야후재팬 갈무리
1987년부터 1988년까지는 총 5편의 더티페어 OVA작품이, 1990년에도 ‘모략의 005편'이란 제목의 OVA 콘텐츠가 공개된다.

1994년에는 더티페어 애니메이션의 리메이크작인 ‘더티페어 플래시(ダーティペア FLASH)’가 OVA 콘텐츠로 출시된다.

이 작품 속 더티페어는 주인공 케이와 유리의 나이를 기존 19살에서 17살로 끌어 내린 것이 특징이다. 캐릭터 디자인도 대폭 수정됐다. 전투복도 목걸이를 통해 변신하듯 착용한다.

더티페어 플래시는 기본적으로 기존 더티페어와 연관성이 없는 별도의 작품으로 제작됐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선대 러블리 엔젤 모리와 아이리스의 후배란 설정이다. 모리와 아이리스는 기존 더티페어 애니메이션의 케이와 유리와 디자인이 비슷하다.

더티페어 시리즈는 애니메이션에 그치지 않고 게임과 만화로도 제작됐다. 게임은 1987년 8비트 게임기 닌텐도 패밀리컴퓨터용 디스크시스템 게임 콘텐츠로 출시됐다. 게임은 극장판 더티페어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더티페어 만화는 만화잡지 월간소년 매거진을 통해 1985년 3화 분량이 연재됐다. 이 만화는 단행본으로 판매되지 못했다. 2010년에는 만화가 ‘타마키 히사오(田巻久雄)’를 통해 2011년까지 더티페어 만화가 연재됐다. 이 만화는 원작 소설 ‘더티페어 대모험'을 바탕으로 내용이 구성됐다.

한편, 일본 콘텐츠 전문 기업 Vap는 더티페어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총망라한 ‘더티페어 컴플리트 박스'를 블루레이디스크 형식으로 2019년 12월 18일에 선보인다.
더티페어 컴플리트 박스 일러스트. / Va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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