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우버 위기에 "수익 창출 방법 강구해야 할 때" 자성론 나와
성장만이 성공비결은 아냐…생존이 더 중요
회사마다 다른 전략, 적자도 생존 방법 반론도 제기

아직 겨울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스타트업 업계에는 벌써 찬 바람이 분다. 위워크 사태가 시발점이다. 대규모 적자로 인해 회사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의문에 국내에서도 화려한 성장률과 실적을 내걸기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자성론이 나온다.

반론도 제기된다. 모든 스타트업이 기존 기업처럼 주판알을 굴리며 경영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초기 혁신기업이라는 점에서 이용자를 확보해 락인효과(Lock-in, 일단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서비스로의 이전이 어렵게 되는 현상)를 유도하는 것이 여전히 향후 성장을 위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위워크./ 위워크 홈페이지
위워크./ 위워크 홈페이지
혁신만으론 스타트업 미래 담보 못해

10일 스타트업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위워크 사태를 계기로 실리콘밸리 성공 방정식에 변화가 감지된다. 위워크와 쥴랩스, 우버 등 혁신 상징이었던 유니콘 스타트업이 줄줄이 위기에 봉착하면서다.

위워크는 수익성 논란 이후 애덤 노이만 창업자가 사퇴했다. 일각에선 2020년 위워크 파산을 예견한다.

전자담배 쥴(JUUL) 제조업체 쥴랩스는 간편한 액상담배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지만, 미국에서 유해성 논란 중심에 서며 휘청인다. 최근 미국 내 교육구 3곳은 쥴랩스를 고소했다. 청소년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쳤다는 이유다. 전자담배로 인한 생활지도와 중독 관리를 책임져야 하는 학교들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에 업계에서는 더 이상 혁신만으로 스타트업 성장을 담보할 수만은 없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 예로 미국 공유 킥보드업체인 버드(Bird)를 꼽는다. 버드는 3일 2만7500달러(3287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뉴욕타임즈는 버드 투자 유치 비결로 혁신성보다는 경영 안정성을 강조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벤더 잔덴(VanderZanden) 버드 CEO는 "버드는 수익성이 없지만 손실을 줄일 조치를 취한 덕분에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국내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최근 신생 스타트업들은 국내 유니콘 기업이 모두 적자경영을 하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밀며 마땅한 경영전략 없이 자사 서비스 혁신성만 내거는 경우가 있다"며 "기업 내실을 다지는 것도 스타트업 생존력을 기르는 방법 중 하나다"라고 꼬집었다.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도 "얼마 전까지는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중요했고 회사 가치에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이익을 내는게 필요하다"며 "이제는 조금 덜 성장하더라도 반드시 이익을 낼 수 있는 회사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선점·락인전략은 여전히 유효

반론도 제기된다. 스타트업이 처한 위치와 분야 별로 전략은 조금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빌리티의 경우 안정성 논란과 정부 규제 등 각종 경영 애로사항이 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반면 전자상거래 등 일부 사업분야는 여전히 시장 입지를 확보할 때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이용자를 자사 플랫폼에 빠르게 선점하는 전략이 향후 수익 창출에 유리하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이 대표적이다.

김영덕 롯데액셀러레이터 상무는 "한번 고객을 락인시키면 향후 서비스를 다각화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자본을 투입해 일단 시장을 과점하는 것이 여전히 유효한 성공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워크 사례를 일반화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