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지 못하는 소재 분야에서 학자들이 50년 이상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합니다. 당장 상업적인 성과가 없더라도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오래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이 나옵니다"

문두경 한국공업화학회장(건국대 화학공학과 교수)이 1일 IT조선과 만나 전한 말이다.

문두경 한국공업화학회장 / 제주=김동진 기자
문두경 한국공업화학회장 / 제주=김동진 기자
한국공업화학회는 제주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산·학·연 관계자 2500여명이 참석한 ‘2019 추계 총회 및 학술대회’를 주관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에 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엔도 다케시 일본 규슈 공대 교수를 초청해 한일 학술교류의 장으로 꾸렸다.

문 회장은 "정치를 잘 모르지만 적어도 양국이 소재 분야 협력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다"며 "얼어붙은 양국 관계로 학술 교류까지 막히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본 학자를 초청하는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재 분야 국산화도 중요하지만, 엔도 다케시 교수처럼 비인기 분야에서 50년 이상 연구하는 사람들도 존중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다케시 교수는 은퇴 후에도 관련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50년 이상 소재 분야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고 전했다.

문 회장은 "소재 강국이 되려면 산·학·연이 맞물려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장 제품에 적용돼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의 기반이 되는 연구 성과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 시대는 모든 것이 융합되는 새로운 시대다"라며 "스마트폰에 지문 인식과 같은 생체 인증이 들어가는 것이 그 예다. 공업화학도 적용 영역을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2020년은 한국공업화학회 설립 30주년이 되는 해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융합의 시대를 맞아 ‘AI와 화학의 만남(가칭)’을 주제로 한일 국제 심포지엄을 2월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5월 춘계 학술대회에서는 2월 심포지엄에서 나온 논의와 연구 성과를 확장해 선보일 계획이다.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