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인위적 미디어 생태계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연 생태계는 서로 다른 종간 상호관계(공진화)를 통해 변화 발전하는데, 미디어 생태계 역시 기업간 협력을 통한 이익 증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IPTV방송협회(이하 IPTV협회)는 2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콘퍼런스(GeMeCon) 2019'를 개최했다. 이날 기조강연자로는 강호정 연세대 교수(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가 나왔으며, 강 교수는 ‘생태계 개념의 이용과 오용'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미디어 관련 콘퍼런스에 자연과학 분야 저명인사가 기조강연을 했다는 점은 이례적 일이다.
그는 또 "식물은 물 수위 정도만 조절해줘도 자생적으로 생존하는 생태계를 만든다"며 "한국에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 자리잡게 하려 한다면 정부측에 ‘아무것도 하시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생태계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생태계라고 하면 경쟁에서 살아남는 곳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많은 연구를 통해 살펴본 결과 생태계라는 곳은 경쟁보다는 협력이 이뤄질 때 발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양성이 높아지면 생산 효율이 줄어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양한 식물을 심었을 때 오히려 생산량이 증가하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어 생태계 공진화와 인수합병(M&A)을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엽록소와 미토콘드리아가 예전에는 독립적인 생물이었다가 상호발전을 거쳐 지금은 식물의 일부로 자리잡았다"며 "지금은 기업 간 관계가 적대적이라 하더라도, 두 기업이 함께 진화해 나갈 경우 상호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 투자확대, 미디어 복지 향상 콘텐츠 개발, 방송채널사업자들과의 상호책임 이행에 더욱 힘써달라"며 "정부도 불필요한 규제를 계속 걷어내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해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제고하는 정책을 펼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창룡 방통위 상임위원은 축사에서 " 케이블TV,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과의 상생과 공존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방통위도 과기정통부와 함께 건강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하겠다"고 말했다.
유정아 IPTV협회장은 "누국에게나 친숙한 모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콘퍼런스 이름을 미디어를 위한 발전적 생태계(Growing Ecosystem for Media) 콘퍼런스의 약어인 ‘지미콘(GeMeCon)'으로 붙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