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대세 캐릭터로 부상한 ‘펭수' 관련 협업 요청이 쇄도하자 결국 사업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활동에 돌입했다.

펭수는 2019년 3월부터 시작한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펭TV’에 등장하는 캐릭터다. 펭수는 우주대스타의 꿈을 안고 남극에서 한국으로 헤엄쳐 온 펭귄이며 나이는 10살이다.

펭수는 연습생 신분이어서 EBS의 주요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없고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 EBS 홍보팀조차 펭수 디자인을 누가 했냐고 물으면 "펭수는 남극에서 왔다"고 답할 정도로 정보 보호에 열심이다.

EBS 사옥 로비에 전시된 펭수 모형과 구독자 100만 돌파 축하 화환들./ 류은주 기자
EBS 사옥 로비에 전시된 펭수 모형과 구독자 100만 돌파 축하 화환들./ 류은주 기자
5일 EBS 등에 따르면 펭수의 인기 상승은 광고 모델 요청과 행사 참석 문의로 이어졌고, EBS는 원활한 대응을 위해 10명쯤으로 구성한 TF를 만들었다.

펭수의 인기가 본격화된 10월부터 유통·식품·IT·공공기관·지자체·방송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펭수’ 모시기 열풍이 불고 있다. 포스코는 펭수와의 콜라보를 위해 경기 일산 EBS 사옥 내 펭수 하우스를 설치해 주는 열정까지 보였다.

펭수의 수요가 많은 만큼 몸값도 오른다. 특히 최근 ‘자이언트펭TV’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100만명을 돌파하자 펭수의 가치는 더욱 치솟는다. 광고업계 등에 따르면 펭수가 기업 제품을 사용하는 동영상 콘텐츠 1편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는 형태의 광고비는 3000만~5000만원쯤이다.

한달 새 구독자가 두 배 이상 늘어난 만큼 ‘자이언트펭TV’ 채널 월평균 예상 광고 수익도 5000만원대에서 1억원대로 훌쩍 뛰었다. 유튜브 외 펭수 굿즈(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는 EBS 수익 확보에 톡톡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EBS는 12월 펭수 관련 상품들을 선보인다. 12월 출시 예정 상품은 ▲에세이 다이어리 ▲봉제 인형 ▲문구용품 ▲티셔츠 등이며, 2020년 1월에는 ▲사무용품 ▲모바일 케이스 ▲에어팟 케이스 ▲귀마개 ▲무릎담요 등이다. EBS는 이후에도 지속해서 펭수 팬 상품을 출시한다.

11월 28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펭수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는 출시 3시간 만에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1만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교보문고·인터파크·알라딘 등의 판매량을 합하면 훨씬 더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펭수 부산 사인회 현장./ EBS 제공
펭수 부산 사인회 현장./ EBS 제공
펭수의 인기와 함께 굿즈 판매와 광고 수익 배분에 대한 관심도 많다. EBS는 구체적인 사업내용에 대한 언급을 꺼린다.

펭수 모델의 인센티브와 캐릭터 디자이너와의 수익분담에 관해 묻자 EBS 관계자는 "사업의 세부적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