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인공지능(AI)산업이 꽃을 피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마다, 기업마다 산업과 시장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기술과 서비스 산업은 물론 전통산업도 접목을 시도했다. 정부는 AI를 새 국가 아젠다로 설정했다. IT조선은 아시아 최초로 인공지능대상을 만들었다. AI기술과 서비스는 그 속성상 날이 갈수록 가속도가 붙는다. 그만큼 새해에는 올해보다 훨씬 많은 뉴스가 기하급수적으로 쏟아져나올 전망이다. 올 한해 AI 뉴스를 돌아본다. <편집자 주>


◇ IT강국서 AI강국으로 도약 선언

2019년은 한국이 IT 강국에서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구상하는 한 해였다.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깜짝 방한도 AI 기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데 한 몫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을 만나 AI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정부는 AI 국가전략을 수립해 글로벌 디지털 경쟁력 3위, AI 기반 경제효과 455조, 삶의 질 10위 국가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AI국가위원회로 재정비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류은주 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류은주 기자
아시아 슈퍼그리드 영감받았던 文…손정의 당부는 'AI'
AI 국가로 개조 돌입 '한국', 2030년 글로벌 3위 목표

◇ IT조선, ‘2019 대한민국 인공지능대상’ 제정

국가 기술력 척도이자 미래를 책임질 확실한 먹거리로 급부상한 인공지능(AI) 분야 육성을 위해 IT조선은 올해 ‘2019 대한민국 인공지능대상’ 제정해 지난 11월 시상했다. SK텔레콤, 쿠팡, 마인즈랩 등 14개 기업이 부문별 대상을 수상했다. 마인드AI를 비롯한 스타트업 5곳이 스타트업상, 육군교육사를 포함 4개 기관이 특별상을 각각 받았다.

우병현 IT조선 대표는 한국 AI 기술과 산업 경쟁력이 미국, 일본 등 경쟁국보다 뒤처졌다는 위기감과 절박감을 갖고 이상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매년 이 상을 확대·발전해 한국 AI 산업의 자양분으로 만들 계획이다.

’2019 대한민국 인공지능대상’ 수상자. / IT조선
’2019 대한민국 인공지능대상’ 수상자. / IT조선
[2019 AI대상] 마인즈랩·쿠팡·SK텔레콤 등 총 23개사 영예의 첫 수상
[2019 AI대상] 국내 첫 개최 '2019 대한민국 인공지능대상'은?
[2019 AI대상] 수상자들의 말말말 "데이터와 인력 부족 해소가 급선무"

◇ 음성비서 플랫폼 선점 경쟁 가열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대화하는 AI 비서 진화 경쟁도 치열했다. 가장 다양한 영역에서 제휴를 맺은 글로벌 AI 비서는 아마존 알렉사다. 3500개 기업, 2만종 이상의 제품에 알렉사를 탑재한 것으로 파악된다. 판매량만 보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앞선다. 구글 어시스턴트 탑재 기기 판매량은 2019년 초 10억대를 넘겼다. 누적 판매량 1억대 수준인 알렉사 대비 10배 많다. SK텔레콤은 모니터가 달린 '누구 네모'에 이어 음성을 인식하는 교육용 코딩 로봇 '알버트 AI'를 출시했다. KT도 화면이 달린 AI 스피커 '기가지니 테이블'을 선보였고, LG유플러스는 원통형 디자인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음성 명령 결과를 화면으로도 보여주는 'U+AI_어벤져스'를 출시했다.

아마존 알렉사. / 알렉사 개발자 유튜브 갈무리
아마존 알렉사. / 알렉사 개발자 유튜브 갈무리
복잡한 질문에도 대답 척척…더 똑똑해진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실시간 번역' 추가…44개 외국어 지원
"ㅇㅇ야 영상 보여줘"…이통3사, 보이는 AI스피커 대전 돌입

◇ 수아랩·애자일소다 등 AI 전문기업 대형 투자 유치

기술력을 가진 한국 AI 스타트업이 주목을 받은 한 해였다. 소프트웨어(SW) 솔루션 기업인 수아랩은 미국 머신비전 전문기업 코그넥스에 약 2300억원에 매각됐다. 기술 스타트업의 해외 인수·합병 사례로는 이례적이 대형 M&A다. 송기영 수아랩 창업자는 IT조선과 만나 한국 AI 산업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AI 소프트웨어 기업 애자일소다는 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AI 붐 속에 그간 실력을 갈고닦은 스타트업들이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송기영 수아랩 전 대표이사. / 수아랩 제공
송기영 수아랩 전 대표이사. / 수아랩 제공
코그넥스 2000억원 들여 韓 AI 스타트업 인수…수아랩 어떤 회사길래
애자일소다, 6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

◇ 대학가 교육과정 신설 러시

대학가에 인재양성 열풍이 불었다. 주요 대학들이 AI대학원 및 AI 관련학과 설립에 열을 올린다. IT기업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정부는 2019년 3개(한국과학기술원, 고려대, 성균관대) AI 대학원 선정에 이어 하반기 2개 AI대학원을 추가 선정하는 등 AI 대학원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건다. AI 국가전략을 통해 AI관련 학과의 신·증설을 돕는다. 교육부는 2021년부터 직업계고와 전문대에 인공지능(AI) 관련 ‘계약학과’를 도입한다. 서울대는 자체적으로 AI위원회를 발족했다. 가천대도 IT융합대학에 첫 AI학과 신설했다. AI 인재양성은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성균관대학교, 서울대학교, 서강대학교, 광주과학기술원. / 각 대학 제공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성균관대학교, 서울대학교, 서강대학교, 광주과학기술원. / 각 대학 제공
산학연 '도원결의'…AI 인재 양성소 개설하는 대학들
과기부, AI 대학원으로 ‘포스텍·지스트’ 추가 선정

◇ 인재경쟁력 한중일 중 꼴찌

한국이 뒤늦게 AI 인재 확보에 나섰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하다. 경쟁력도 떨어진다. 최근 한국의 AI 인재 경쟁력은 미국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중국과 일본 등과 비교하면 가장 낮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문제는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과 교육을 위해 고급인재를 확보해야하는 대학들이다. 정부는 대학가의 AI 인재풀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겸직금지' 해제를 추진한다. 중소·벤처기업 AI 인재 확보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미·중·일·한 AI 인재 경쟁력 비교. /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미·중·일·한 AI 인재 경쟁력 비교. /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韓 AI 인재 경쟁력 美 대비 절반 수준…한·중·일 대비 꼴찌, 인력 부족률 60.6%
겸직금지 해제로 대학가 'AI 인재풀' 제약 해소

◇ AI 앞에 고개숙인 사람들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AI 간 대결이 펼쳐졌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 이어 12월 NHN의 바둑 AI 한돌과의 승부 끝에 1승2패로 은퇴 대국을 마쳤다. 8월 한국인공지능법학회가 개최한 ‘제1회 알파로 경진대회'에서 사람 변호사가 법률 자문 대결을 펼친 끝에 AI에 우승을 넘겨줬다. 7월 미국에서는 프로 도박사 12명이 포커 AI 플루리버스와 포커 게임을 겨뤘지만 완패했다.패했다. 분야마다 인정 받는 고수가 AI와 대결을 펼쳤지만 끝내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다.

18일 열린 이세돌 9단과 한돌의 1국 대결 현장. / IT조선

초반 패착이 승부 갈랐다…이세돌 9단, 2국서 AI 한돌에게 패배
알파고 이어 한돌까지…AI 무너뜨린 이세돌의 '78수'
"이번 대국은 이세돌 9단을 AI 한돌이 배웅하는 자리"

◇ 윤리원칙 제정 잇따라

AI 도입과 적용이 확산되면서 윤리문제를 국제 사회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11월 ‘이용자 중심의 지능정보사회를 위한 원칙'을 내건 ‘AI 윤리 원칙’을 정부 차원에서 첫 발표했다. 해외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5월 ‘OECD AI 이사회 권고안'을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유럽연합(EU)은 4월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수립한 상태다. 중국은 현지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을 억압하고자 AI 감시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부작용 우려와 아울러 글로벌 흐름과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중국 CC(폐쇄회로)TV. / 유튜브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 CC(폐쇄회로)TV. / 유튜브 홈페이지 갈무리
AI 스타트업이 빠르게 사라지는 이유… "프로젝트만 있고 프로덕트가 없다"
'눈 가리고 달리는' 중국 기술개발, 개인정보·인권 무시에 사회 감시까지

◇ 전용 칩 개발 경쟁 점화…TPU, 스마트폰 AP 등 가지각색

AI기술 확산에 힘을 더할 ‘전용 칩’ 개발을 위한 업체간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삼성전자와 중국 바이두는 AI 전용 칩 쿤룬을 함께 개발·생산한다. 클라우드, 엣지컴퓨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텔 AI CPU 너바나 뉴럴 네트워크, 엔비디아 신용카드 크기 AI 컴퓨터 젯슨 자비에 NX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 애플 A13 바이오닉과 화웨이 기린 990 등 스마트폰 AP에도 AI 기능이 속속 추가된다.

바이두 AI칩 ‘쿤룬’ / 삼성전자 제공
바이두 AI칩 ‘쿤룬’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파운드리, 中 바이두와 함께 AI칩 양산
엔비디아, 신용카드 크기 AI 컴퓨터 ‘젯슨 자비에 NX’ 발표

◇ 미중 AI 패권 다툼 가열

미국과 중국이 미래 패권 국가로 거듭나는 핵심 열쇠로 AI를 꼽았다. 중국은 일찌감치 AI 연구개발(R&D)에 매진, 2020년 700억달러(81조2700억원)를 투자하며 AI 패권을 노리는 모습이다. 미국도 이에 질세라 올해 ‘AI 이니셔티브' 행정 명령을 발표, R&D 투자에 적극 나섰다. 특히 미 국방성은 AI를 미래 디지털 군사력의 핵심으로 육성한다. 경쟁국 견제도 마다하지 않았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을 이유로 미 상무부는 10월 성장세가 돋보이는 중국의 AI 스타트업 센스타임을 제재리스트에 올리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의 공세에 공격적인 대응을 펼치며 자국의 각 분야별 대표 기업을 필두로 AI 기술 혁신과 응용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일러스트: 김다희 기자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일러스트: 김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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