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관련 허위정보가 급격히 확산돼 주의가 요구된다. 중국인 혐오발언뿐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관련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는 소셜미디어나 유튜브 등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를 믿어선 안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대신 정부 공식발표를 믿고 예방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다는 제언이다.

28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영상이 쏟아진다. 이 중 일부는 아예 거짓인 내용을 짜깁기해 사실인양 만든 콘텐츠도 적지 않다.

한 유튜브 영상이 언급한 이스라엘 생화학 전문가 인터뷰 기사(윗쪽)는 사실 마 샤오웨이(Ma Xiaowei)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장관)이 정부 공식입장을 발표하는 모습(아래쪽)이다.
한 유튜브 영상이 언급한 이스라엘 생화학 전문가 인터뷰 기사(윗쪽)는 사실 마 샤오웨이(Ma Xiaowei)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장관)이 정부 공식입장을 발표하는 모습(아래쪽)이다.
한 유튜브 영상은 ‘우한 폐렴 바이러스에 숨겨진 계획이 있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28일 현재 조회수 50만건을 넘었다. 해당 영상에는 중국 우한 지역에 위치한 우한국립생물안전성연구소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되면서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해당 영상 주장 근거로 제시한 외신은 이와 전혀 무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영상은 자유아시아방송이 이스라엘 생화학 전문가의 인터뷰를 담았다고 소개했지만, 정작 화면 속 인물은 생화학 전문가가 아닌 중국 마 샤오웨이(Ma Xiaowei)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장관)이다.

심지어 영상에서 언급하는 외신기사는 바이러스 유출 관련 기사가 아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자가 늘어났다는 중국 당국 공식발표를 전달한 기사에 불과하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우한 지역에 바이러스 연구소가 자리했다는 내용으로 방송한 적은 있다. 다만 해당 방송은 2015년 보도된 것이다. 현재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연관성을 확인할 근거로 보긴 어렵다.

다른 영상에서 중국 간호사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은 "전염자 한 명이 주변 14명을 빠르게 감염시킨다"며 "이미 9만명 이상이 감염됐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의 주장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또 지하철 2호선에 한 중국인이 쓰러져있는 사진과 글도 있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갑자기 쓰러지는 영상이 확산된 것과 맞물리면서 퍼졌다. 하지만 영상 속 남성은 실제로는 술에 취해 쓰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유튜브에는 각종 자극적인 영상이 속출한다. 주로 중국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를 자극한다. 예를 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가 엘리베이터 안에 침을 뱉는다거나 중국인이 야생동물을 먹는 모습이라며 편집한 콘텐츠다.

이들 영상 문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용자에게 혼선만 줄 뿐 아니라 불안감과 공포만 자극한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유튜브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유언비어나 검증되지 않은 거짓 정보가 난무해 국민을 더욱 혼란과 불안에 빠뜨리고 있다"며 "의협 등 의료전문가 단체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보건당국 지침, 행동요령 등을 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허위정보 확산 방지에 나선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7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중점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최근 사실과 동떨어진 개연성 없는 정보들이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등으로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서다.

방심위는 국내 사이트에 게시된 정보의 경우 해당정보를 삭제할 것을 사이트 운영사에 요청하는 한편 포털사에 자율적으로 콘텐츠 유통관리를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