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보이콧에 홍콩 시위,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잇따른 해외발 악재로 여행분야 스타트업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취소 문의가 급증하는데다 여행상품마다 취소요건이 까다로워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 트리플 홈페이지 갈무리
./ 트리플 홈페이지 갈무리
31일 스타트업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여행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확산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예약취소 문의가 폭증하면서 고객응대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지역별, 여행 업체별로 조건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여행을 취소하게 되면 최대한 고객이 손해를 입지 않도록 도와야 하지만 현지 환불 조건이 달라 일일이 확인을 거쳐야 한다.

일례로 현지 숙박 업체들은 항공권 취소내역 문서가 확인돼야만 환불를 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부 중국 관광상품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환자임을 정부 당국으로부터 인증받아야 환불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항공사는 중국 본토와 홍콩 이외에 동남아시아, 대만 지역 항공권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예 환불자체가 불가능한 상품도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문의가 급증하자 홈페이지에 관광지와 항공권 별로 취소 가능여부를 게시했다. 와그트래블은 각지 여행업체와 관광지에 환불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업무만 전담하는 별도 TF를 꾸렸다. 트리플은 취소문의에 대응하는 한편 상하이, 홍콩, 베이징 등 일부 지역 상품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업계가 난처함을 표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미 지난해 일본 보이콧과 홍콩 시위가 매출에 미친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추세가 앞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보이콧에 홍콩 시위, 중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터지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며 "한국에서도 확진환자가 늘고 있는데 해외 여행 대신 국내 여행을 가라고 마케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토로했다.

국내 관광 중개 스타트업도 살얼음판이다. 당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여파는 비교적 크지 않지만 국내서도 확진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국내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의료관광 스타트업 하이메디 관계자는 "당장 취소건이 발생하진 않았다"며 "의료관광은 오래 전부터 병원과의 진료 상담을 거쳐 치료예약을 한 경우가 많아 취소가 신중하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외 확진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당장 여파는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국내 확진자 이동경로나 발생 동향 등을 면밀히 살피면서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국내 여행으로 여파가 점차 확산되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며 "취소문의가 오면 빠르게 응대해주는 것 외에 예약 중개플랫폼 입장에서 딱히 할 수 있는 것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