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비번 바뀌면 새로운 거래 실적 인정된다는 점 악용, 직원 KPI 점수 높여
우리은행 "2018년 적발해 시정조치…금전 피해 없었다"

우리은행 일부 영업점 직원들이 고객 2만3000여 명의 인터넷·모바일뱅킹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거래실적이 있었던 것처럼 꾸며 직원 개개인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18년 5월부터 8월까지 일부 영업점 직원이 고객 인터넷·모바일뱅킹 비밀번호를 고객 동의 없이 바꾼 사실이 드러나 최근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휴면계좌 2만3000여개 비밀번호를 바꿔 활성계좌로 전환했다.

이는 1년 이상 거래가 없던 고객의 온라인 비밀번호가 바뀌면 새로운 거래실적으로 잡힌다는 점을 악용했다. 새로운 고객을 유치한 셈이 된 것이다. 이를 통해 본인의 핵심성과지표(KPI) 점수를 높였다. 당시 우리은행 KPI는 이런 비활성화 계좌의 활성화 실적을 점수에 반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시 은행 본사 검사실이 자체 감사 시스템을 통해 이를 적발했다"며 "조작된 거래실적을 모두 평가에서 제외하는 등 시정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같은 해 10월 금감원 은행 경영 실태 평가에서 이를 사전 보고해 검사가 이뤄졌다"며 "다만 당국 조치가 내려지지는 않은 상황이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