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는 많지만, 특히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은 항공기를 추락으로 이끌 수 있는 위험 요소다. 항공기 기체와 새가 부딪히는 것도 문제지만, 조류가 엔진 속으로 들어갈 경우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커다란 항공기의 접근을 눈치 챈 조류나 항공기 스스로 회피 기동을 하면 충돌을 막을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충돌을 막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경비행기 운항 중 버드 스트라이크를 당하는 모습. / 유튜브 갈무리
조류는 왜 항공기가 날아오는 것을 보고도 못피하는 것일까. 항공 전문가들은 조류가 위험을 감지하는 거리가 30m쯤 된다고 본다. 멀리 있는 위협에 미리미리 대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항공기 크기에 따라 이착륙 속도는 차이가 있지만 300㎞/h쯤이라고 가정하면, 30m는 0.24초만에 갈 수 있는 거리다. 조류가 항공기 접근에 따른 위협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충돌로 이어지는 셈이다.
항공기 승객이 촬영한 버드 스트라이크 후 충격 장면. / 유튜브 갈무리
작은 새가 항공기와 부딪힌다고 해서 무슨 큰 일이 생기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1.8㎏의 조류가 시속 960㎞의 항공기와 충돌하면 64톤 무게의 충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기체와 부딪힐 때의 충격도 상당하지만, 조류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엔진은 공기와 연료를 혼합해 가동되는데, 조류 충돌 여파로 혼합비율이 불안정해질 경우 엔진 내에서 불꽃이 발생하거나 허드슨강의 기적 영화 속 항공기처럼 폭발 등 심각한 수준의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버드 스트라이크 테스트 장면. /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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