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기존 생방송(On Air) 중심 방송 시장을 온라인 기반으로 단번에 바꾼다. 비대면 콘텐츠 소비 확산에 따라 개인화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5G 상용화 후 킬러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이통사들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반 실감형 콘텐츠 등으로 활로 확보에 나선다. 글로벌 인터넷 방송 서비스(OTT)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에 따른 국내 사업자 관련 ‘역차별’ 문제는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될 전망이다.

미디어미래연구소는 10일 ‘COVID-19와 미디어 산업-위기와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기반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 참가자들은 입을 모아 코로나19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소비자의 콘텐츠 이용 행태를 확 바꿔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OVID-19와 미디어 산업-위기와 미래’ 주제의 온라인 포럼 모습. / 미디어미래연구소 제공
’COVID-19와 미디어 산업-위기와 미래’ 주제의 온라인 포럼 모습. / 미디어미래연구소 제공
남승용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지만, 미디어 산업은 일반적인 경제 현상과 다른 상황을 맞았다"며 "개인이 소비하는 미디어 콘텐츠가 증가하는 반면, 예능이나 드라마 등 노동집약적이고 대면방식의 제작 콘텐츠 시장은 한계에 직면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드라마 유통은 글로벌 OTT 중심으로 쏠릴 것이며, 지상파 플랫폼의 드라마 편성 비중이 감소하는 상황이 나타날 것이다"며 "무관중 스포츠 경기 중계, e-스포츠 활성화 등 온라인 중계나 VR 중계가 근 미래에 확산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온에어(On-air)의 시대가 코로나19를 만나며 온라인(On-line)의 시대로 변화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5G 산업이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 등을 활용한 고용량의 데이터 유통을 독점하는 사업자가 등장할 수 있다고 봤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시대 변화를 읽은 디즈니는 오랫동안 OTT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했지만, 한국 기업 중 경쟁력 있는 OTT 플랫폼을 보유한 곳은 없다고 진단했다. 기업의 혁신 장려와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제도적 등 틀 마련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 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며 "유료방송 구조 개편이 진행 중인 상황인데, 추가적인 M&A에 대한 합리적 접근과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지속적인 성장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 기자 jin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