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자사 대표 지식재산권(IP) 검은사막이 흥행을 이어가며 2020년 1분기 활짝 웃었다.

펄어비스는 13일 2020년 1분기 영업이익 4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5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늘어난 1332억원을 기록했다. 펄어비스 측은 ‘검은사막’의 견고한 글로벌 성과 ‘검은사막 모바일’의 글로벌 출시 매출 ‘검은사막 콘솔’의 글로벌 성장 등을 호실적의 이유로 꼽았다.

검은사막 IP 관련 매출액은 1186억원이다. 전체 매출 중 검은사막 IP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89%에 달한다. 이브 IP 매출은 143억원으로 전체의 11%쯤을 차지한다.

검은사막 콘솔은 3월 엑스박스 원과 플레이스테이션 4(PS4) 플랫폼에서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신규∙복귀 유저가 각각 250%, 350%씩 늘었고, 한국·유럽·북미 지역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검은사막은 4월부터 일본에서도 서비스됐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한국, 일본에서 각각 서비스 2주년과 1주년 등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콘텐츠를 다수 추가했다. 이에 더해 12월 게임을 세계에 선보인 이후 매출이 1분기에 반영돼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조석우 펄어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검은사막 일본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진행 중으로, 매출, 수익성 확대를 꾀하는 상황"이라며 "현지에서 마케팅이나 협업 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인 펄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외 지역에서 직접 서비스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말씀드릴 시기가 아니다"며 "퍼블리싱 계약 연장 협상 시기가 되면 퍼블리셔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진영 펄어비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경우, 북미·유럽 지역 매출 비중이 54%, 아시아 지역 비중이 46%로 고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세계 서비스에서는 초반 대규모 마케팅으로 유입 이후 이용자가 빠져나가는 모양새가 아니라, 천천히 유입되면서 안정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슬란드 개발 자회사 CCP의 이브온라인은 3월 중국에서 판호를 받아 4월에 현지 출시했다. 조석우 CFO는 "기존 이용자 참여, 신규 이용자 유입 등 각종 지표를 볼 때 향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브온라인은 가장 어려운 MMORPG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초기 이용자 흥미 유발이 흥행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최근 신규 이용자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확인해 출시한지 17년 지났으나 잘 만든 게임은 수명이 매우 길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펄어비스 1분기 실적 요약 장표 / 펄어비스
펄어비스 1분기 실적 요약 장표 / 펄어비스
펄어비스는 향후 신작 출시 일정도 공개했다. 섀도우 아레나는 21일 (미리 해보기)얼리 엑세스 버전으로 PC 플랫폼에 우선 출시한 후, 연내 콘솔 버전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경만 펄어비스 최고브랜드책임자(CBO)는 "섀도우 아레나 마지막 테스트 참여자는 10만명에 달하고, 트위치 동시 시청자 수는 2만명을 넘겼다"며 "실력이 중요한 게임이라는 점, 보는 재미가 있다는 점에서 e스포츠 종목으로서의 잠재력도 있으나, 우선은 게임 출시·서비스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고 말했다.

섀도우 아레나와 함께 지스타2019에서 공개한 붉은사막은 2021년 4분기, 도깨비는 2022년, 플랜8은 2023년 출시될 예정이다.

정 CEO는 "붉은사막, 도깨비, 플랜8 등 신작은 콘솔·PC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시에 선보일 것을 생각하다보니 출시 시기가 다소 늦어보이는 것이다"며 "최근 검은사막 IP 게임을 모든 플랫폼에서 중국을 제외한 세계에서 서비스하는 상황인데, 이 탓에 붉은사막 출시 이전에는 다양한 플랫폼, 지역에서 검은사막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 목표다"라고 말했다.

넷이즈에서 개발하고, 서비스할 예정인 모바일게임 이브 에코스는 17일 출시 일정을 공개한다. 이 게임은 원작 이브 온라인보다 진입장벽을 낮추고, 원작에는 없던 새 콘텐츠를 다수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펄어비스 측은 "원래 6월 개최될 미국 게임 전시회 E3에서 신작 관련 정보와 소식을 다수 전하고, 연내 도깨비, 붉은사막 등 신작을 테스트할 계획이었다"며 "대내외 환경 변화로 인해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며, 연내 붉은 사막 관련 추가 정보를 공개할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1분기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76%다. 2019년 4분기와 비교하면 3%포인트 증가했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유럽이 42%, 한국 24%, 아시아 34%다. 플랫폼별 매출 비중은 모바일이 54%로 가장 높고, PC(35%)·콘솔(11%) 순이다.

정경인 CEO는 중국 판호 재발급 관련 동향에 대해 "판호 승인 분위기 자체는 우호적인 것으로 판단하나, 코로나19 등 변수가 있다"며 "판호가 재발급된다면 최대한 빨리 현지에 서비스할 수 있도록 퍼블리셔와 논의한다"고 밝혔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