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개발자들이 함께 모이는 것을 보는 게 이번 위기(코로나19 팬데믹)를 극복하는 빛을 보는 것과 같다. 개발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개최한 ‘빌드(Build) 2020’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개발자 역할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빌드는 MS가 주최하는 연례 개발자 행사로 개발에 필요한 다수 MS 서비스를 선보이는 자리다. 20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온라인으로 빌드 2020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 MS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온라인으로 빌드 2020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 MS
나델라 CEO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개발자들의 디지털 기술 개발이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전염병 학자와 소프트웨어(SW) 개발자가 함께 코로나19 확산을 추적하는 전염병 발생 현황 대시보드를 만들었다"며 "영국에서는 제조업체가 기존의 생산 라인을 변경해 인공호흡기를 제작하고 혼합현실 기술로 작업자에 변화한 생산 과정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나델라 CEO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속화한 상황에서 원격 환경이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2년 간 지지부진하던 디지털 전환이 코로나19 사태로 2개월만에 이뤄졌다"며 "긴급 대응에서 회복 단계, 나아가 향후 세계를 재조명하는 3단계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모든 조직은 모든 일을 원격으로 전환하는 능력을 필요하게 될 것이다"라며 "언제 어디서든 빠르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자동화 능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애저 기반 시냅스 링크·아크·클라우드 포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개발자 친화적인 클라우드 조성한다"

MS는 이번 행사에서 서비스 업데이트 내용과 신제품 출시 등을 알렸다. 특히 클라우드가 업계 주요 이슈로 떠오른 만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를 강조했다.

나델라 CEO는 "세계 61개 리전(데이터센터)을 기반으로 5세대(G)를 위한 에지존과 안전한 사물인터넷(IoT) 환경을 위한 애저 영역까지 제공한다"며 "애저는 개발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유연성을 갖춘 유일한 클라우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MS는 애저와 깃허브, 비주얼 스튜디오 간 3각 연계로 개발자를 위한 완전한 툴 체인을 만들고자 한다"며 개발자 친화적인 클라우드 조성에 방점을 찍었다.

MS는 이를 위해 애저에서 운영 데이터베이스(DB) 서비스와 분석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시냅스 링크(Synapse Link)’를 공개했다. 데이터 이동을 하지 않고도 클릭 한 번에 인사이트(Insight, 통찰력)를 얻도록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코스모스(Cosmos) DB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추후 모든 주요 DB를 지원할 예정이다.

MS는 또 2019년 출시한 멀리 클라우드 데이터 관리 솔루션인 ‘아크(Arc)’를 쿠버네티스 서비스로 대중에 프리뷰 형식으로 선보인다. 쿠버네티스는 클라우드상에서 컨테이너화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MS는 의료 서비스 제공 업체를 위해 ‘MS 클라우드 포 헬스케어(Cloud for Healthcare)’도 내놓는다. 산업별 맞춤형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앞서 구글이 선보인 맞춤형 클라우드 기능 제공과 유사하다. MS 애저 IoT 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365(M365), 다이나믹스365(Dynamics365), 파워플랫폼(PowerPlatform) 등 MS가 보유한 다수 서비스를 의료 분야에 맞게 선보일 예정이다.

사티아 나델라 CEO(가운데)와 빌드 콘퍼런스에 참여한 개발자들이 영상으로 한 화면에 담겼다. / MS
사티아 나델라 CEO(가운데)와 빌드 콘퍼런스에 참여한 개발자들이 영상으로 한 화면에 담겼다. / MS
세계에서 5번째로 똑똑한 AI 슈퍼컴퓨터 선봬

MS는 행사에서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도 다수 업데이트하거나 선보였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새롭게 선보인 AI 슈퍼컴퓨터다. 세계 AI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5번째 정도 되는 수준의 고성능 컴퓨터다. 애저 클라우드 위에서 작동하며 오픈(Open) AI 프로젝트와 단독으로 협력해 대규모 분산형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쓰인다.

MS는 또 애저 머신러닝 서비스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 툴킷과 책임 머신러닝 툴(Responsible ML tools)도 공개했다. AI 모델 해석 가능성을 개선하고 데이터 정보보호와 기밀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공정성도 보장해 책임 있는 AI 모델로 고객 사용을 지원한다.

MS는 머신 교육 서비스 ‘프로젝트 본사이(Project Bonsai)’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배경지식 없이 최첨단 인텔리전스를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구축하도록 돕는다. 2018년 MS가 인수한 머신러닝 스타트업 본사이 기술 기반이다. 본사이는 다양한 머신러닝 기술과 시뮬레이션 도구를 결합해 산업제어시스템(ICS)에 특화한 범용 딥러닝 플랫폼을 출시했다.

MS는 그 밖에 애저 코그니티브 서비스에 다수 기능을 추가하는 등 개발자의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업 돕는 다수 서비스도 새롭게…팀즈 다수 기능 업데이트

MS는 M365와 플루이드 프레임워크(Fluid Framework), 팀즈(Teams) 등 협업 기반 서비스 관련 소식도 소개했다.

나델라 CEO는 "M365는 일평균 사용자 수가 7500만명을 넘었으며 매달 윈도(Windows)10 기반의 디바이스 10억개가 M365에 접속한다"며 "이는 개발자들이 기존 애플리케이션 범위를 확장하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데 다양한 기회를 얻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MS는 M365 이용 환경에 이점을 더하고자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리스츠(Lists)’를 올 여름 웹 기반으로 출시한다. 에어테이블(Airtable), 트렐로(Trello)와 유사한 종류의 협업툴로 업무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올해 하반기에는 모바일용으로도 제공할 예정이다.

플루이드 프레임워크는 오픈소스로 깃허브에 공개한다. 개발자와 SW 제작자가 자체 애플리케이션에서 플루이드 프레임워크 핵심 인프라를 사용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플루이드 프레임워크는 웹용 오피스와 아웃룩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모듈 기반의 디자인·개발 환경을 제공해 애플리케이션 간 경계 없이 협업이 가능하도록 제공한다.

MS는 팀즈에서도 유사한 협업 개발 환경을 새로 제시한다. 현업 부서(LOB)나 개발사가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하고 배포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비주얼 스튜디오(Visual Studio)와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Visual Studio Code)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배포하는 환경을 간소화해 제공하는 식이다.

또 팀즈 안에서 다양한 예약 기능을 제공해 업무 계획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향후 산업별 표준 비즈니스 시나리오를 구축해 각 산업군에 맞는 템플릿을 팀즈에 추가하는 계획도 포함한다. 그밖에 팀즈에서 네트워크 기기 인터페이스(NDI) 기능과 스카이프 TX 호환성을 지원해 대규모 영상 플랫폼으로의 팀즈 사용도 선보일 예정이다.

팀즈 / MS
팀즈 / MS
일반 사용자·개발자 모두를 위한 엣지 브라우저

MS는 자사 브라우저인 ‘엣지(edge)’에 다수 기능도 추가한다. 이미지 공유·검색 플랫폼인 핀터레스트(Pinterest)와의 통합 기능과 원노트(OneNote)와의 연동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일례다. 또 새롭게 탭(Tab)을 추가하지 않아도 사이드바에서 검색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도 제공해 한 화면에서 여러 작업을 진행하도록 돕는다.

MS는 업무용 계정과 개인 계정을 함께 사용하는 브라우저 사용자를 돕고자 자동 프로필 전환 기능도 제공한다. 개발자를 위해서는 오리진 트라이얼(Origin Trials)을 제공해 일정 기간 동안 엣지에서 실험적인 웹 기능을 테스트하도록 선보인다. 프로토타입으로 실행해 조기에 피드백을 수집하고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리유니온 프로젝트 추진과 소프트모티브 인수까지

MS는 윈도10 기반의 10억대 기기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합하는 리유니온 프로젝트(Project Reunion)도 공개한다. 이 프로젝트는 윈도 개발자가 Win32와 유니버설 윈도 플랫폼(UWP)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손쉽게 통합하고 모든 윈도10 기기에 앱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델라 CEO는 "다양한 프레임워크를 윈도에서 작동하려고 한다"며 "윈도는 win32와 UWP 두 기능에서 통합이 가능하도록 이음새 없는 밀접한 통합을 제공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MS는 이날 행사에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기업인 소프트모티브(Softmotive)를 인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쉽고 간편한 코딩을 기반으로 RPA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 구현 방식을 간소화하기 위해서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