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발 "경제 불황 고통 가중시킬 것"

미국 이동통신사업자 AT&T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할 계획으로 파악됐다. 노조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난항이 예상된다.

16일(현지시각) 미국통신노조(CWA)에 따르면 AT&T는 수 주일내 3400명의 기술자와 사무직을 삭감할 계획이다. 250개 이상의 AT&T 매장과 알뜰폰 자회사 크리켓의 매장도 영구적으로 폐쇄한다.

랜들 스티븐슨 AT&T 회장(왼쪽), 존 스탠키 COO / AT&T
랜들 스티븐슨 AT&T 회장(왼쪽), 존 스탠키 COO / AT&T
AT&T는 통신전문매체 피어스와이어리스에 "이번 조치는 일부 레거시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영향 등과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실적감소 및 온라인 고객 증가 추세에 영향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AT&T는 3월 중순 코로나19에 대응해 일부 매장을 일시 폐쇄했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청구서 지불, 장치 업그레이드, 서비스 요청을 하도록 장려했다.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는 경영진은 온라인에서 거의 모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AT&T 관계자는 "임직원, 관리자 및 노조 대표 직원들에 걸쳐 구조조정이 이뤄졌으며, 이는 이전에 발표한 혁신 이니셔티브에 따른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4월 존 스탠키 AT&T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장서비스, 소매 및 유통 운영을 간소화해 10억 달러(1조2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반발하고 나섰다. 크리스 셸턴 CWA 회장은 "AT&T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의 고통을 가중한다"고 비난했다. 노조 측은 AT&T 지분을 인수한 헤지펀드 엘리엇의 요구에 따라 일자리 감축이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CWA 성명서에 따르면 T-모바일도 일자리 삭감 계획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내년에 5000개의 새로운 직책을 채용해 상쇄할 예정이다. T모바일은 스프린트 합병을 승인받을 당시 순 고용을 늘리기로 약속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