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별로 달랐던 5G ‘프런트홀’ 규격이 표준화된다. 통신장비 협력사 개발 편의성이 증대돼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프런트홀은 통신망 기지국 안테나장치(RU)와 분산장치(DU)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SK텔레콤
SK텔레콤
SK텔레콤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으로 제안한 ‘개방형 5G 기지국 표준안’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표준으로 확정됐다고 17일 밝혔다. 표준안은 RU와 DU를 연결하는 ‘프런트홀’ 규격에 관한 것이다.

기존에는 대형 통신 장비 제조사별로 프런트홀 규격이 달랐다. 기지국 장비 및 솔루션이 일부 제조사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개방형 표준 규격 제정으로 중소 장비 제조사 누구도 관련 장비 개발에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이번 표준화가 기지국 장비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5G 네트워크에서는 LTE 보다 촘촘한 안테나 장치와 분산국 장비의 구축이 필요한 만큼 고객 접점에서 무선 데이터 신호를 수신해 중앙장치로 전송하는 프런트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이번 표준화로 신규 제조업체들의 참여가 확대돼 향후 네트워크 구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2018년 6월부터 개방형 기지국 구축을 위한 글로벌 5G 통신사 연합체 ‘O-RAN(Open Radio Access Network) 얼라이언스’에 이사회 멤버로 참여해, 개방형 프런트홀 규격을 제정하는데 협력했다.

SK텔레콤은 2018년 12월 ETRI와 함께 O-RAN 규격에 기반한 국내용 프런트홀 규격을 TTA에 국내 최초로 제안했다. 타 이통사와도 협의를 거쳐 표준 정립에 이르게 됐다.

SK텔레콤은 개방형 기지국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2019년 8월 ‘5GX 인빌딩 솔루션’을 개발해 국내 중소 제조사의 중계기와 대형 통신장비사의 기지국 간 상호 연동 검증을 마쳤다. 현재 지하철, 쇼핑몰 등 데이터 사용 밀집지역에서 5G 인빌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국내 중계기 기업 ‘쏠리드’와 글로벌 측정장비 기업 ‘키사이트’와 이번에 제정된 표준에 기반한 프런트홀 연동 기술도 확보했다. 쏠리드가 개발한 3.5㎓ 및 28㎓대역의 소출력 안테나 장치와 분산 기지국 장비의 송수신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종관 SK텔레콤 5GX기술그룹장은 "이번 표준 제정으로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 장벽이 매우 낮아졌다"며 "국내 장비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으로도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용어> 프런트홀
5G 통신의 '모세혈관'이라고 불리는 기술이다. 5G 기지국 구성요소인 안테나장치(RU)와 분산 기지국 장비인 분산장치(DU)를 연결하는 유선망이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