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魔, 마귀 마)의 11분에는 용무가 있어도 승무원을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항공 업계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말이다. 마의 11분이 무엇이고, 도대체 어떤 일이 발생하기 때문일까.
항공기가 고도 10㎞에서 순항할 때는 엔진이 정상 가동하는 한 왠만해선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520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사망한 1985년 8월 12일 일본 JAL 항공기(보잉 747) 사고는 이륙 후 20분 후 수직 꼬리날개가 떨어져나간 사고로 예외의 경우지만, 대부분의 사고는 이륙 중이거나 착륙할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마하2의 속도로 상공을 누비던 콩코드여객기 AF4590편은 2000년 7월 25일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이륙했는데, 이륙 중 엔진 손상으로 승객과 승무원 109명 전원이 사망했다. AF4590편은 활주로를 달리던 중 앞서 이륙한 항공기에서 떨어뜨린 쇳조각에 타이어가 터졌는데, 이 때 속도는 반드시 이륙해야 하는 이륙 결심 고도(V1, 항공기를 반드시 이륙시켜야 하는 속도. 감속 시 활주로 이탈 등 사고가 발생한다)를 넘은 상태여서 이륙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속도가 V1 이하였다면 감속이 가능할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륙 후 실속(Stall)해 사고로 이어졌다.
착륙 중에는 기상 상태나 바퀴 이상 등 요인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2013년 7월 6일 미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보잉 777) 사고는 착륙 지점 오인으로 발생했으며 3명이 사망했다. 1998년 8월 6일 미국령 괌에 착륙 중이던 대한항공 항공기(보잉 747)는 폭우 영향으로 착륙 중 추락했으며, 이 사고로 승무원과 탑승객 254명 중 228명이 사망했다. 바퀴 고장으로 동체 착륙한 사고도 심심찮게 확인할 수있다.
하지만 모든 승객이 이런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것은 아니다. 돌발 행동을 하며 항공기 승무원의 긴장도를 높인다.
한 항공사 승무원은 "착륙 3~4분 전 벨을 눌러 물을 가져다 달라고 하거나, 미처 구입하지 못한 면세품을 주문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며 "비즈니스나 일등석을 이용하는 어떤 승객은 갑자기 배가 고프다며 먹을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보관함에 넣어둔 외투를 갑자기 가져다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공기를 착륙시키는 것은 기장과 부기장 등 파일럿이지만, 항공기 사고는 예측 불가능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사고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이착륙 때는 승객들의 안전수칙 준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