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방송 지원규모 확대 요청
아리랑TV·국악방송·언중위에 방발기금 지원 부당 지적

한국방송협회가 기획재정부의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예산 편성 행태에 유감을 표하는 성명을 냈다.

한국방송협회
한국방송협회
방송협회는 10일 성명서를 내고 "방발기금의 실제 활용내역과 방식을 살펴보면 과연 기재부가 지역방송의 가치와 이를 지키고자 하는 법 정신에 대해 최소한의 이해를 하고 있는지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 불합리한 방발기금 운용 방식을 재검토하고 지역방송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2019년 기재부는 2020년 예산으로 방통위가 요청한 지역방송 지원예산 82억원을 40억 4000만원으로 삭감했다. 2021년 예산 56억3000만원 요청에 대해서도 36억원으로 삭감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협회는 36억원은 50개의 지역방송사 1사당 평균 7000만원 남짓의 지원이 이뤄지는 수준이며, 이는 해당 지역의 문화적 고유성을 담은 고품질 다큐멘터리 하나 제작하기 어려운 액수라고 지적했다.

방발기금의 조성 주체인 방통위와 과기정통부 사업이 아닌 곳에 대규모의 방발기금이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문체부 산하 기관으로 국가 대외 홍보를 주요사업으로 하는 ‘아리랑TV’는 올해 354억원을 방발기금에서 지원받았다. 또 다른 문체부 산하 재단인 ‘국악방송’에 대한 올해 지원금액도 67억원이다. 문체부가 지원해야 할 전통예술 진흥 사업에 방발기금이 사용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대부분 신문 기사와 관련된 사건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재원으로 언론진흥기금이 아닌 방발기금이 128억원이나 쓰이는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 요청했다. 이런 기금 활용 행태에 대해 과거 국회에서도 수차례 지적이 나온 바 있지만, 매년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예산편성을 반복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협회는 "방발기금은 그 본래 목적에 맞게 ‘방송 진흥’을 위해 쓰여야 한다"며 "‘지역방송 진흥 지원’이야 말로 그 어떤 사업보다 방발기금의 목적에 가장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방송은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방송의 지역성 구현과 지역 간 차별 해소를 위해 기금 지원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상황을 고려해, 기재부가 오랜 관성에서 벗어나 불합리한 방발기금 운용 방식을 재검토하고 지역방송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