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마다 디지털 카메라·캠코더·렌즈·스마트폰 카메라 등 광학 업계 이슈를 집중 분석합니다. [편집자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카메라 부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칩니다. 처음에는 낮은 완성도, 카피캣(기술, 외관 등을 베껴 만드는)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카메라 기술을 절치부심 갈고 닦는 한편, 세계적인 카메라 명가와 협업해 단숨에 인지도와 판매량을 끌어올렸습니다.
라이카 협업, 팝업 카메라 등 기술력 앞세워 단숨에 인지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처음에는 중저가 제품을 주로 선보였습니다. 시장 반응은 아주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중국 내수용 제품이라는 인식도 강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공세가 거세집니다. 선봉은 화웨이입니다.
화웨이는 2016년 독일 카메라 명가 라이카와 함께 카메라 특화 스마트폰 ‘P9’를 선보입니다. 이 제품은 컬러 카메라로 색상, 흑백 카메라로 선명도를 각각 강조하는 기술을 앞세워 많은 인기를 끕니다.
화웨이에 이어 오포와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개성 있는 카메라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오포는 2018년 팝업 카메라를 스마트폰에 적용합니다. 평소에는 스마트폰 본체에 카메라를 숨겨뒀다, 사진을 찍을때만 꺼내 쓰는 방식입니다. 이 기술을 쓰면 앞면 카메라 없이 화면을 온전히 쓸 수 있습니다.
비보도 팝업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같은 시기 선보입니다. 2018년에는 발상을 뒤집은 스마트폰 넥스S2를 개발, 판매합니다. 이 스마트폰은 앞면 모두 화면이고, 뒷면에 트리플(3) 카메라가 장착됐습니다. 셀피는 어떻게 찍냐고요? 놀랍게도 뒷면에 또 하나의 화면을 배치하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즉, 앞뒷면 모두 화면이 있고 뒷면 트리플 카메라로 일반 촬영과 셀피 촬영 모두 해결하는 구조입니다.
잠망경 줌,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첨단 기술 속속 현실로
2019년부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카메라 성능을 높이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합니다. 샤오미는 아예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을 연구·개발할 연구소를 지었습니다. 혹시 아시나요? 세계 최초로 1억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S20울트라가 아닙니다. 2019년 샤오미 미 CC9프로가 세계 최초 1억화소 카메라 스마트폰 타이틀을 가져갔습니다.
잠망경 줌은 스마트폰 카메라에 광학 줌을 가져다줬습니다. 일반 줌은 렌즈 배열을 앞뒤로 조절해 줌 효과를 냅니다. 스마트폰은 두께가 얇으므로, 렌즈 배열을 앞뒤로 움직일 공간이 없어 광학 줌을 쓸 수 없다고 알려졌습니다. 오포는 렌즈 배열을 앞뒤가 아닌, 옆으로 움직여 줌을 만드는 잠망경 줌을 개발합니다.
오포가 잠망경 줌을 개발하자, 삼성전자와 화웨이도 앞다워 이 기술을 개발해 스마트폰에 적용합니다. 여기에 디지털 줌(화면 확대, 경계 처리 등 소프트웨어로 줌 효과를 내는)을 더하면 광학 50배~100배 줌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2020년 또 하나의 카메라 기술을 개발, 선도자로 나설 전망입니다.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입니다. 이 기술을 쓰면 스마트폰 앞면 전체를 화면으로 쓰면서도, 고화질 앞면 카메라를 쓸 수 있습니다.
중국 ZTE는 투명 재질 화면을 탑재하고, 소프트웨어 사진 수정 기술로 모자한 빛을 보충하는 방식의 언더 디스플레이 기술을 상용화했습니다. 이어 샤오미는 화면을 표시하는 화소 크기를 줄여 빛을 더 많이 통과하는 방식의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기술을 개발,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카메라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자주 쓰는 기능입니다. 그래서 카메라 성능은 때로 스마트폰의 평가를 좌우합니다. 첨단 카메라 기술로, 개성 있는 세계 최초 기술로 무장한 중국 스마트폰이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끄는 비결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