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쥴랩스가 떠난 한국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 중국업체가 발을 들였다. 한국에서 중국업체가 궐련형에 이어 액상형까지 전자담배 사업영역을 넓히는 모양새다.

담배 수입사 디베이프는 중국 액상형 전자담배 ‘칵스(KAX)'를 1일 한국시장에 출시했다. 제품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통해 판매된다. 회사는 칵스 판매채널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발 일회용 액상형 전자담배 ‘칵스' / 디베이프
중국발 일회용 액상형 전자담배 ‘칵스' / 디베이프
칵스는 니코틴 용액과 기기가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일회용 액상전자담배' 제품이다. 액상 용량은 2㎖로 400회쯤 베이핑할 수 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이는 일반담배 기준 2갑반쯤에 해당되는 용량이다. 가격도 일반담배 2갑에 해당하는 9000원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값이 비싼 이유는 정부의 세금 정책 탓이다.

기획재정부는 7월, 일반담배와의 과세 형평성을 이유로 액상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세금을 기존 대비 2배로 올렸다. 이에 맞춰 보건복지부도 8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통해 액상형 전자담배 니코틴 1㎖당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기존 525원에서 2021년 1월 1일부로 1050원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액상 전자담배에 대한 정부의 세금이 높아지자 쥴랩스를 필두로 BAT코리아, KT&G 등 담배 전문 기업이 속속들이 한국 시장에서 액상 전자담배 판매를 포기했다. 이들이 하나둘 한국에서 발을 빼는 상황에서, 중국업체가 높은 세금을 감수하면서 한국 시장에 상륙하는 모양새가 됐다.

디베이프는 ‘칵스'의 한국 상륙이 현재 국내 액상 전자담배 시장 동향과 무관하다고 이야기 한다. 1일, 디베이프 한 관계자는 "칵스 수입은 오래전부터 추진돼 왔던 것이다"며 "인증 등의 준비 작업으로 한국 출시가 늦어진 것 뿐이다"라고 밝혔다.

중국 업체가 한국 액상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발표 2020년 상반기 담배시장 통계 자료에 따르면 ‘액상 전자담배(CSV)’ 시장 점유율은 전체 시장에서 1분기 0.9%, 2분기 0.3%에 불과하다. 국내 담배업계 관계자들은 액상 전자담배 시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디베이프에 따르면 칵스에 들어가는 니코틴은 담배잎 줄기에서 추출한 용액을 사용한다. 니코틴 농도는 한국 화학법 규제에 맞춘 ‘0.98%’다. 이는 애연가들을 끌어 당기기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베이프 한 관계자는 "칵스를 애연가보다 담배를 피기 시작했거나, 금연하려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판매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칵스 니코틴 용액은 ‘중국합격평가국가인가위원회(CNAS)' 인증과 유럽의 CE, RoHS 인증을 받았다. 회사는 전자담배 안전성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품질시험원 인증 결과는 9월 7~10일 사이 나올 예정이다.

칵스는 중국 연초 공사로부터 공급받은 담뱃잎 줄기를 토대로 ‘심천과기유한공사'에서 제조한다. 디베이프는 심천과기유한공사로부터 한국 총판권을 따냈다.

디베이프에 따르면 심천과기유한공사는 아이폰 케이스를 제조하다 2018년에 전자담배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는 중국 향료업체 보튼(BOTON), 헤노(Heno)사 출신의 조향 전문가를 투입해 전자담배 제품을 개발했다. 설계부터 생산까지 100% 자체 공정으로 생산한다는 설명이다. 전자담배 공장부지는 4만평 규모로 직원 1000명이 하루 30만개를 생산한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