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와 잇따라 합의문에 서명한 가운데 전공의들로 구성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의·정 간 합의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파업 강행을 예고했다.

4일 오후 3시 박지현 대전협 위원장은 대전협 소셜미디어 생방송을 통해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는 의협의 의료계 단일안에 합의한 적이 없다"며 "단체행동을 중단하는 것은 우리가 결정한다"고 밝혔다.

박지현 대전협 위원장이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IT조선
박지현 대전협 위원장이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IT조선
박 위원장은 이날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에서 단일화된 합의안을 도출한 뒤 최대집 의협 회장에게 협상 전권을 위임하기로 했다"면서도 "만족하는 수준의 최종 합의안은 마련된 상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젊은의사 비대위는 민주당 측과 대화를 나눴지만 이 자리에서도 합의된 것은 없었다"며 "정부 주요정책 철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편을 요구사항으로 넣었지만 단체행동 중단은 포함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이 임의로 조항을 수정해 일방적으로 정부와 협상을 타결했다는 것이다.

대전협 측은 특히 합의 과정에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정부는 새벽 4시쯤 대전협이 제출했던 안건을 누락한 협상 수정안을 의협에 보내왔고, 이에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무시됐다"며 "직후 접한 소식은 민주당과 최대집 협회장이 단독으로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전공의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부탁하며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그는 "비록 의협 참여단체지만, 우리는 주체적이고 자율적으로 행동한다"며 "단체행동을 중단하는 것은 우리가 결정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서명은 공정한 과정을 거친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 행동을 억제할 수 없다"며 "앞으로 어떤 단체행동을 정할지 각 병원에 전달해 빠른 시일 내에 의견수렴을 거쳐 모두가 함께 할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