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끝판왕] ②이재원 레고공인작가 "진심으로 즐기면 이뤄진다"

김형원 기자
입력 2020.09.11 06:01
레고는 대표적인 ‘어른들의 장난감'으로 꼽습니다. IT조선은 ‘레고 끝판왕’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덕업일치를 이룬 한국 대표 작가를 비롯해 10인에게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레고 브릭의 매력과 창의력, 작품 활동에 필요한 요소를 풀어 냅니다. [편집자주]

"창의력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다른 사람의 작품도 많이 보고 나라면 어떻게 구상했을 지 고민해 보는
편이다. 레고가 아닌 다른 분야 전시도 많이 보려고 노력한다. 레고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레고 본사 디자이너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기성 제품도 많이 만들어보고 있다."

이재원 레고공인작가 / IT조선
이재원 작가는 한국 두 번째 ‘레고 공인 작가(LEGO Certified Professional·이하 LCP)’다. 이재원 작가는 2018년 레고 본사로부터 전문성을 인정 받아 LCP 엔트리 프로그램에 등록됐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설계 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재원 LCP 작가는 건축설계 전문가다운 정교함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국내외 레고 팬들 사이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가는 LCP작가로 등록된 2018년, 강아지 모양 한정판 레고 모형 ‘브릭포미(Brick4me)’를 선보였다. 브릭포미는 레고 제품번호가 없는 ‘비매품’이지만, 한국에서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희귀성 탓에 당시 국내외 레고 마니아 사이서 주목받았다.

LCP는 전 세계 레고 팬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독특한 창작 기법으로 레고 모형 작품을 만들어내고, 무엇보다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레고 작품 활동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레고그룹이 LCP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은 2003년부터다. 레고 공인 작가는 ‘정규 LCP’와 수습기간 작가인 ‘LCP 엔트리(Entry)’로 나뉜다. 글로벌 LCP 작가 총 인원은 20명이다. 이 중 2명이 한국인이다. 정규 LCP 15명, LCP 엔트리 작가가 5명으로 구성됐다.

이재원 작가가 생각하는 레고의 매력 포인트는 ‘정해진 시스템 모듈을 이용해 새로운 창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건축가이기도 한 이재원 작가는 "건축 디자인을 전공하고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레고를 사랑한다"며 어린 시절 레고를 가지고 놀면서 건축가의 꿈을 키운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재원 작가는 "레고는 모듈화된 시스템으로 설계된 장난감이지만 정해진 시스템의 모듈을 다양하게 조합해 새로운 창작품을 만든다는데 커다란 매력이 있다"며 "건축설계도 레고처럼 시스템 안에서 디자인을 하는 작업인 탓에 건축 디자이너들에게 레고는 장난감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라고 말했다.

레고 브릭은 언제든 다시 만들어(Rebuild) 자신만의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세대관통 장난감이다. 이재원 작가 역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레고를 접했던 것이 지금의 레고 공인 작가의 길로 이어지게 됐다.

이재원 레고공인작가 / IT조선
이재원 LCP 작가는 자신 스스로 창의적인 사람이라 평가한다. 이 작가는 레고 작품 창의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작품과 전시를 많이 참고한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다른 사람의 작품도 많이 보고 나라면 어떻게 구상했을지 고민하고, 레고가 아닌 다른 분야 전시도 많이 보려고 노력한다. 최근 트렌드는 어떤지 잡지나 영상도 많이 참고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레고에서 신제품을 살펴보면 레고 본사 디자이너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기성제품도 많이 만들어 본다"라고 밝혔다.

이재원 작가는 어린이들의 창의력을 높이는데 레고 브릭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 작가는 "최근 레고 제품 디자인은 너무 예뻐서 다시 분해하기 어려울 정도다"면서도 "재미있게 놀고 다시 분해하고 자신만의 테마로 구상하고 만들다 보면 창의력 향상은 물론 레고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레고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자신의 꿈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라고 조언했다.

레고 작가를 꿈 꾸는 어린이와 작가 지망생을 향해 이재원 작가는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어떤 것을 진심으로 즐기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란 말씀을 하셨다"며 "무엇인가를 진심으로 시작하고 즐기면 자신이 만족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재원 레고공인작가(왼쪽) / IT조선
이재원 LCP 작가는 최근 활동에 대해 ‘서유기' 시리즈를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레고그룹에서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몽키 키드’ 테마가 새롭게 나오면서 예전에 구상해 둔 서유기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작품 활동 계획에 대해 이 작가는 "개인적인 목표는 레고로 액션 피규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이다"며 "레고 작품이 하나의 예술 장르로 발전하는데 이바지 하고 싶다"라고 자신의 뜻을 밝혔다.

이재원 LCP 작가는 레고 작품의 영감을 얻는 방법에 대해 "창의적 영감을 얻기 위해 책을 보고 관련 소재 공연과 영화,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고 스케치를 한다. 디자인을 할 때 형태와 색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레고로 표현하는 디테일의 정도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어떤 작품인지 인식하기 위해서는 사람들 기억 속의 남아있는 형태와 색감을 표현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 작가는 레고 작품 제작 노하우에 대해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을 읽고 소재에 대한 특징을 설정한 후 스케치를 한다. 이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 브릭의 색감을 설정하고 PC 프로그램으로 가상의 공간 속에서 시제품을 만들면서 디자인 수정 과정을 거친다.

레고그룹은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이끌자는 취지의 ‘리빌드 더 월드(Rebuild The World)’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이재원 LCP 작가의 "진심으로 시작하고 즐기면 자신이 만족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조언은 레고 작가 지망생은 물론, 전문가를 꿈 꾸는 어린 세대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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