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8월 31일 정오, 이케아에서 작은 선반 몇개를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물건이 도착한 것은 9월 7일 오후 4시다. 일주일하고도 하루가 더 걸렸다. A씨는 이케아 온라인몰에서 배송비로 5000원을 지불했다. 국내 온라인몰 배송비 대비 2배 더 비싸다.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IKEA)가 느린 배송 문제로 소비자들 사이서 질타를 받고 있다.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SNS)에서는 이케아의 느린 배송에 대한 불만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소형 선반 하나 배송에 8일이 걸린 A씨의 실제 사례 외에도 불만 글이 가득하다. 대체적으로 배송이 느리고, ‘랜덤 도착'이라는 지적이다. 이케아에서 온라인 주문하면 언제 도착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다릴 바에 차라리 차를 몰고 이케아에 가는게 더 빠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8월 25일 열린 이케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는 ‘배송비가 비싸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다. 근거리 배송임에도 불구하고 가구 배송비 2만5000원은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이케아의 공식 답변은 "배송비만 보면 비싸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를 고려하면 저렴하다. 결국 소비자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제품에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답변으로 분석된다.

이케아가 아무리 자신들의 배송비가 적절하다고 설명해도, 온라인 시장을 먼저 선점한 대형 유통기업이 소비자들 머릿속에 새겨둔 요금표를 지우기는 어렵다. 소비자가 인지하는 적정 수준의 배송비에 이케아가 일정수준 따라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A씨가 5000원의 배송비를 들여 이케아에서 주문한 작은 선반은, 다른 온라인 몰에서 같은 무게와 부피를 가진 상품을 주문했을때 이케아의 반값인 2500원에 배송시킬 수 있다. 기존 시장 가격이 머리에 박힌 소비자가 2배 비싼 배송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느린 배송도 문제다. 한국은 땅이 좁다는 이점(?) 덕에 택배배송이 타 국가 대비 굉장히 빠른 편이다. 오늘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물건을 내일 받을 수 있을 정도다. 최근 코로나로 배송이 느려졌다 해도 통상 이틀을 넘기지 않는다.

A씨의 배송 사례를 들어 이케아코리아에 택배 배송이 느린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케아코리아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배송 물량이 급증하고 있어서 배송 서비스가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공식 답변했다.

이케아 설명은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집 꾸미기 수요가 높아진 것이 온라인 주문 물량 폭증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케아 광명 / 이케아코리아
이케아 광명 / 이케아코리아
가구 매출 증가는 이케아 외 업체에서도 확인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1~8월 가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7% 성장했으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8월에도 39.1% 신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국내 가구 시장은 2008년 7조원에서 2016년 12조5000억원으로 대폭 커졌다. 2023년에는 18조원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케아코리아 매출 역시 증가세다. 2020년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에 한국지역 매출액이 66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32.6% 상승한 수치다.

매장 방문객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1232만명, 온라인 방문객은 14% 늘어난 4473만명을 기록했다. 패밀리 멤버 수 역시 전년 대비 40만명 증가한 240만명을 넘어섰다.

이케아코리아는 배송에 대한 소비자 불만에 대해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이케아의 홈퍼니싱 제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소비자들이 편하고 쉽게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케아의 제품과 품질에 대해 혹평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만큼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한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서비스 부문에서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조금 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