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베이스’는 별도의 오프라인 공간없이 가상의 공간에서 원하는 스타일로 집을 꾸며볼 수 있는 3D공간데이터 플랫폼을 운영 중인 스타트업이다. LG전자·퍼시스그룹·에이스침대 등 국내 가전·가구 전문 기업들이 어반베이스의 가상 홈디자이닝 도구를 소비자 컨설팅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16일, IT조선이 개최한 VR빅뱅 2020 비대면 콘퍼런스를 통해 "어반베이스는 전 세계 어떤 아파트라도 평면 도면에서 3D 입체공간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갖췄다"며 "한국 내 95% 아파트 도면을 이미 3D 데이터로 구축했다"라고 밝혔다.

하진우 대표는 "전국 95% 아파트 평면 건축도면을 3D 입체도면으로 바꾸는데 사람의 손을 빌리면 무려 16만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어반베이스는 이를 인공지능(AI) 도입을 통해 1년반만에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 IT조선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 IT조선
어반베이스의 ‘3D 홈인테리어 시뮬레이션’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그려진 3D 입체도면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집을 꾸밀 수 있다. 회사는 8000점쯤의 가구와 가전제품 데이터를 입력해 소비자가 집에 가구를 들였을 때 어떤 느낌인지 미리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게 플랫폼을 구성했다.

하진우 대표는 "가구를 넘어 바닥재와 벽지도 바꿔볼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 중이며, AI 기술이 융합된 카메라로 공간 스타일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어울리는 색상과 제품을 추천하는 기능도 만들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시간 공간 분석 알고리즘을 사용해 인테리어 컨설팅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어반베이스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실제 필지 위에 가상의 건물을 ‘1 대 1 크기'로 구현하는 기술도 선보였다. 현실과 융합된 가상공간 위에 만들어진 모델하우스는 집의 외관은 물론 내부구조도 실제 같은 감각으로 둘러볼 수 있다.

하 대표는 "AR스케일로 건축시공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와 결함을 막는 것은 물론 건축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어반베이스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관련 국내외 다수의 특허를 출원하며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AR에 AI 기술을 더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주목받고 있다. 4월에는 신세계아이앤씨·인라이트벤처스·브리즈인베스트먼트가 신규 투자를, 기존 투자자인 우미건설도 후속 투자를 결정하는 등 미래 비전과 실력을 갖춘 업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에 따르면 회사는 2019년 2000억건 거래량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집콕족 증가로 올해 거래량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3D 홈인테리어 시뮬레이션 등 자사 솔루션 사용자 수가 5배 증가했다"며 "코로나로 매장이나 모델하우스에 가기 어려워 사이버공간에서 집을 꾸며보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한국 아파트 95%를 3D 데이터로 축적한 어반베이스는 한국을 넘어 지구 자체를 복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인프라를 가상공간 속에서 구현하겠다는 포부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