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회장 체제를 공식 선언하고 친환경차와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 승부수를 던졌다. 정의선 회장이 그간 그룹 내에서 혁신을 주도해온만큼 향후 그룹 내 큰 변화가 예고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신임 회장이 14일 온라인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발표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신임 회장이 14일 온라인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발표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14일 오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는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을 보고했다. 각 사 이사회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정몽구 전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앞서 정몽구 명예회장은 최근 회장직 사임의사를 밝히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회장직을 맡아 엄중한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 혁신 주도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온라인 취임식에서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중점 사업으로 부각시켰다.

정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여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로보틱스, 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의 리더십 근간은 혁신과 추진력이다. 그는 2005년 기아차 사장 당시 디자인경영을 통해 기아차를 흑자로 전환시키고, 2009년 이후 현대차 부회장 재임 기간 동안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대처함과 동시에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켰다.

2018년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을 맡은 그는 2년여 기간 동안 그룹의 미래 혁신 비전을 제시하고 핵심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방향성을 돌린 것도 정 수석부회장 시절의 성과다.

정의선 체제로의 전환으로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사업 영역을 ‘인류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이동성 증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고, 그 결실들을 전 세계 고객들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활동들이 인류의 삶과 안전, 행복에 기여하고 다시 그룹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