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방송·미디어 서비스 구현을 위한 5세대(5G) 이동통신과 ATSC 3.0 기반 기술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ATSC 3.0은 미국 디지털TV 방송 표준화 단체에서 제정한 UHD 방송 표준이다. 영상, 소리에 데이터까지 주파수에 실어 나를 수 있다. 우리나라도 ATSC 3.0을 기반으로 UHD 전국 방송 전환을 준비 중이다.

5G와 ATSC 3.0은 변화하는 콘텐츠 시청행태에 필요한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5G와 UHD를 처음 상용화했고, 정부는 관련 실증 서비스 개발을 지원 중이다.

왼쪽부터 전강옥 한국전파진흥협회 과장, 전성호 KBS 팀장, 이상범 SK텔레콤 미디어랩스장 / 세미나 영상 갈무리
왼쪽부터 전강옥 한국전파진흥협회 과장, 전성호 KBS 팀장, 이상범 SK텔레콤 미디어랩스장 / 세미나 영상 갈무리
24일 열린 차세대 ‘방송·미디어 기술 세미나’에서 한국전파진흥협회와 KBS, SK텔레콤은 차세대 방송기술 실증사업과, 모바일 방송서비스, 5G기반 언택트 미디어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이번 세미나는 '2020 전파방송산업진흥주간' 행사 중 하나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전파진흥협회,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전자파학회가 공동 주관한다. 이날 세미나 참가자들은 차세대 방송·미디어 분야의 최신 기술동향을 공유했다.

미국은 61개 도시에 ATSC3.0 도입 추진하는데 한국은?

ATSC 3.0는 방송과 통신망 연동으로 초고화질 방송뿐 아니라 모바일 방송, 5G연동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의 융합 서비스가 가능하다. 주파수 효율성도 기존 DTV(ATSC1.0) 대비 전송용량 3배, 데이터압축률 4배 이상인 데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방송을 볼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방송사들이 적극적으로 ATSC 3.0 도입에 나서는 이유다.

전강옥 전파진흥협회 과장은 "미국은 20년 말부터 미국 61개 도시에 ATSC3.0을 기반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후 도입을 추진 중이다"며 "코로나 때문에 약간의 차질은 있을 수 있지만 ATSC 3.0 전환 로드맵에 따르면 14개 주에서 이미 하고 있고, 향후 전체 미국 인구 75%를 커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ATSC 3.0는 방송 주파수에 데이터를 실어 보낼 수 있어 단독으로 양방향 서비스도 가능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제주도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시범 서비스하는 단계에 그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의 재정 여건이 좋지 않다 보니 UHD 콘텐츠 제작 등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전 과장은 국내 UHD 방송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상파 방송 규제 완화와 중소기업 위주 산업구조를 깨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방송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는 공용 인프라를 구축과 UHD상용망 수준의 실증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방송사, 연구기관, 장비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와 대중소 기업이 협업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해외 방송사와 서비스모델 개발에 협력해 신규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고, 실증 결과물에 대한 글로벌 시장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과 차량에서 직접 수신하는 UHD 방송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활성화된다면, 향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해진다. 모빌리티 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전강옥 과장은 "더이상 방송시간에 맞춰 집에 들어가서 TV를 보지 않는 행태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모빌리티에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질 것이다"며 "차량용 모빌리티 방송이 국내 도입되면 지상파 방송사의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지상파 방송사의 재난정보 전달에 대한 역할의 중요성도 부각된다. 전성호 KBS 미디어송출부 팀장은 UHD 방송에서 재난메시지 전달이 더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5G 기술까지 더해지면, TV나 옥외광고판 등에만 가능했던 수신이 스마트폰으로 확장되기 때문에 정보를 더 빠르고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다. 최근 중국, 유럽 등에서 필드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그는 "향후 스마트폰에도 UHD 수신이 가능한 칩셋이 탑재된다면, 재난메시지 전파 위에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얹을 수 있다"며 "릴리즈16(5G 표준 규격)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이 나올 때를 대비해 많은 제조사가 해당 기준으로 수신기 등의 장치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도 미국(티모바일)과 같이 700㎒ 대역을 UHD 주파수로 활용하고 있다"며 "향후 시청자들의 스마트폰에 이미지파일까지 포함한 재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연초 미국 싱클레어사와 만든 합작사 ‘캐스트닷에라'를 통해 북미 방송시장 공략을 꾀한다. 여러 화면을 동시에 중계하는 ‘멀티뷰'를 함께 개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영상 화질을 업스케일링하는 ‘슈퍼노바', 타깃 광고를 보내주는 ‘어드레서블 AD’, 그룹영상통화 서비스 ‘미더스' 등을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로 꼽았다.

이상범 SK텔레콤 미디어랩스장은 "멀티뷰는 스포츠 중계에 많이 활용하지만, 음악(공연)쪽에서도 활용해보려 한다"며 "내년에 더욱 기대되는 기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드레서블 AD와 같이 방송사와 통신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도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비대면 사회를 위한 텔레프레전스 기술, 미디어 품질 및 전송 효율성 개선, 개인화 미디어 서비스, 미디어 가상화 크게 4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