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20살이 넘는 성인이 연간 385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을 제외하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최소한 하루에 2~3잔 정도를 마시는 셈이다. 세계 커피소비국 중에서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시는 편이다.

커피의 상품군도 휴대용 믹스커피, 편의점에서 파는 캔커피, 커피전문점에서 주로 파는 원두커피, 주로 가정에서 이용하는 캡슐커피 등 다양하다.

이렇게 커피를 많이 마시고 있으므로 이젠 커피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이미 알고서 커피를 즐길 줄 안다.

커피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카페인, 클로로겐산, 트리고넬린, 카페산, 퀸산, 카페스톨, 카웨올 등의 성분이 들어있다.

탄수화물은 단맛을 내주는 성분이고 단백질은 커피 향기와 구수함을 주는 성분이다. 쓴맛은 알칼로이드 성분인 클로로겐산, 트리고넬린, 카페인, 카페산, 퀸산 등이 담당하고 있다.

알칼로이드 성분은 폴리페놀처럼 활성산소를 억제시키는 항산화 작용을 하므로 우리 몸에 좋게 작용한다.

카페스톨과 카웨올은 커피의 부드러움과 풍부함을 돋보이게 도와주는 지질 성분이다. 흔히 커피를 많이 마시면 심혈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주는 성분이다. 하지만 카페스톨은 항염증과 항암효과를 내므로 오히려 콜레스테롤 작용에 도움을 준다.

고지혈증이나 심근경색의 우려가 염려된다면, 오일이 함유되어 있는 에스프레소 추출을 이용한 음료보다는 필터를 이용하여 오일을 최대한 걸러 추출하는 핸드드립으로 마실 것을 권장한다.

커피에 들어있는 여러 성분들이 건강에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누구나 다 아는 카페인 성분은 각성효과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카페인 성분으로 인하여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카페인 성분은 치매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밀워키에 있는 위스콘신대학 연구팀은 매일 200mg 이상 카페인을 섭취한 그룹이 그보다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을 36%나 낮추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많이 나와있다. 커피의 아데노신 2A 수용체가 치매의 역할을 차단시켜 줌으로써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늦춘다는 것이다.

식품의약안전처에서는 성인의 경우 카페인의 하루 최대 권장량을 400mg으로 정하고 있다. 보통 에스프레소를 이용한 커피음료 한 잔에는 35mg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 레귤러 커피에는 30~50mg, 원두커피에는 60~100mg 정도가 포함되어 있다.

에스프레소는 짧은 시간에 적은 양을 추출하므로 가장 적게 카페인이 들어가게 된다. 이 수치를 기반으로 하면 하루에 2-3잔 정도의 커피를 마시는 것은 건강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페인은 과다 섭취하면 부작용이 있고 이뇨작용도 하므로 자신의 신체 반응을 잘 파악한 후 커피 섭취의 양을 스스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의과대에서는 하루 커피 석 잔을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질병에 의해 사망할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최근 영국 영양학회지는 커피를 하루 2~4잔 마시는 사람은 2잔 이하로 마시는 사람보다 질병에 걸려 사망할 확률이 14%나 감소되었고 5~9잔 이상 마시는 사람도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또한, 유럽 역학연구학회지도 120만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커피를 하루 5잔 마시는 사람은 마시는 않는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5% 낮아졌고, 3.5잔을 마시는 사람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15%까지 낮아졌으며 1.5잔을 마시는 사람도 11%나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커피를 하루에 석잔 정도 마시는 것은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은 설탕과 프림이 들어있지 않는 커피를 실험재료로 사용했으므로 만일 커피믹스와 같은 인스턴트커피나 카페라테 등을 실험재료로 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포르투갈에서는 신부전증 환자를 추적한 결과, 카페인이 신장병 환자의 사망률을 낮춘다고 보고하였고,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에 있는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원두커피는 간암, 자궁암, 피부암 등 각종 암의 위험을 낮춘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커피에 있는 폴리페놀 성분이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커피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그중 클로로겐산 성분이 항산화작용에 가장 많은 역할을 한다. 클로로겐산은 로스팅 하기 전의 생두 상태일 때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다.

하지만 클로로겐산은 열에 약하여 로스팅을 하게 되면 점차 사라져서 카페산과 퀸산 등 다른 성분으로 전환되어 버린다. 생두 상태일 때 함유량이 100%라면 중간볶음일 때 70~80% 정도까지 클로로겐산이 사라져 버린다.

강볶음으로 계속 로스팅을 진행하면 클로로겐산이 카페산과 퀸산 성분 등으로 전환되는데, 이것도 항산화 작용을 유지하는 지가 궁금하여 직접 실험연구를 해 보았다.

커피에 함유되어 있는 항산화 작용 성분인 클로로겐산과 카페산의 함량을 로스팅 단계별로 살펴보았더니, 중간볶음을 단계를 넘어서서 클로로겐산은 카페산으로 전환되고 이 성분에서 항산화작용 성분은 극소량만 남게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로스팅을 오랫동안 강하게 할수록 커피에서 항산화 작용을 하는 좋은 성분은 거의 모두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일 커피를 마시면서 항산화 작용 성분을 섭취하고 싶다면 강볶음으로 로스팅 된 커피는 피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커피 속에는 대사과정을 촉진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있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커피를 마시면 몸에 있는 이화호르몬을 증가시켜 대사량을 촉진시켜준다고 발표하였다. 그리하여 커피는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으므로 운동하기 전에 1잔 마시는 것은 의도하는 결과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 커피가 저혈압이 있는 사람에게 혈압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어 오전에 커피 섭취를 권장하기도 하고,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는 것도 밝혀져 1일 커피 1잔 섭취를 권장하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금까지의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커피에는 우리 건강에 도움을 주는 여러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루에 두세 잔 정도 마시는 것은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건강한 삶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그 양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음용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연구결과는 부재료 없이 커피 원재료만을 가지고 실험한 결과이므로 가능한 한 커피에 설탕 등 부재료를 첨가하여 마시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항산화 작용을 도와주는 좋은 성분은 중간 볶음도를 넘어서면 거의 소멸되므로 너무 강하게 볶아지지 않은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리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으며,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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