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북과 아이패드의 주요 생산 지역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바뀔 전망이다. 최대 제조 협력사 폭스콘이 베트남에 신규 공장을 짓기 위한 면허를 따내면서 ‘탈중국’에 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18일(현지시각) 베트남 당국의 발표를 인용, 대만 폭스콘 테크놀로지가 노트북과 태블릿을 생산하는 공장 건설을 위한 면허를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북부 박장(Bac Giang)성에 세워지는 폭스콘의 새로운 공장은 2억7000만달러(2972억4300만원) 규모로, 연간 800만대의 노트북과 태블릿을 생산할 예정이다.

. / 폭스콘 홈페이지 갈무리
. / 폭스콘 홈페이지 갈무리
폭스콘은 애플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 협력사 중 가장 규모가 큰 기업이다. 애플 전문 소식통 맥루머스는 애플이 지난해 11월 중국에 집중된 자사 공급망의 다변화를 위해 맥북과 아이패드 제조 일부 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할 것을 폭스콘에 촉구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새로운 공장 건설을 위한 면허 취득도 그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당국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폭스콘은 지금까지 베트남에 총 15억달러(1조6513억5000만원)를 투자했다. 2021년에는 7억달러(7707억7000만원)를 투자하고, 1만명 이상의 현지 근로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추가로 하노이 남쪽 160㎞ 떨어진 탄 호아(Thanh Hoa) 지방에도 13억달러(1조4314억3000만원)를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폭스콘이 베트남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요청 외에도, 미·중 무역전쟁 고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탈중국을 서두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주도로 중국산 제품에 대해 2021년 현재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매기고 있다. 여기에는 PC와 태블릿, 스마트폰은 물론, 컴퓨터 등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도 포함된다. OEM 제조가 주력이고 대다수 제조 시설이 중국에 몰려있는 폭스콘으로선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애플 역시 2019년 8월 가격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며 팀 쿡 CEO가 직접 나서 관세 면제를 요청했고, 이에 응한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해 1월 애플의 맥북과 아이패드, 아이폰 등을 포함한 15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대상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