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자급제(제조사, 유통사에서 공기계 구매 후 원하는 이동통신사에서 개통해 사용하는 방식) 스마트폰 열풍이 갤럭시S21 시리즈에서도 나타난다. 전작 대비 자급제 판매가 3배가량 늘었다.

왼쪽부터 갤럭시S21 울트라, 갤럭시S21 플러스, 갤럭시S21 / 삼성전자
왼쪽부터 갤럭시S21 울트라, 갤럭시S21 플러스, 갤럭시S21 / 삼성전자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21 자급제 모델의 사전예약 판매량이 전체의 3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작인 갤럭시S20 시리즈에서 10% 안팎이던 자급제 비율이 3배 가까이 뛰었다.

자급제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목격된 현상이다. 2012년 자급제 도입 후 전체 스마트폰 판매에서 자급제 모델 비중이 10%를 넘지 못하다가 지난해 이를 넘겼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국내 자급제 모델의 판매 비중이 전체의 11.8%를 차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선보인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서도 유사 현상이 나타났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사전예약 첫날인 8월 16일 자급제 판매 비중이 전체의 14~16%를 차지했다.

소비자 관심이 자급제 모델로 향한 까닭에는 비싼 5G 요금제가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서 5G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5G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5G 서비스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 소비자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자급제로 눈을 돌렸다. 자급제 모델을 구매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에서 유심을 교체해 LTE 요금제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통사 요금제 할인으로 발생하는 24개월 약정이나 부가 서비스 의무 이용 등의 부담도 없다.

최근 삼성전자 역시 자사 온라인 구매 채널인 삼성닷컴을 통해 단독 혜택을 제공하면서 자급제 판매 활성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삼성닷컴에서 갤럭시S21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1 울트라를 자급제로 구매하면 기존 색상(팬텀블랙, 팬텀실버) 외에 추가로 세 가지 색상(팬텀네이비, 팬텀티타늄, 팬텀브라운)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통 3사는 이례적으로 사전예약 기간부터 최대 5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내걸었지만 자급제 비중 확대에 상대적으로 주춤한 모습이다. 전작인 갤럭시S20 시리즈 때와 비슷한 판매를 보이고 있지만 자급제 비중이 크게 확대한 탓이다.

통상 이통사는 제품 출시와 함께 공시지원금을 밝히지만 이번엔 사전예약 첫날부터 각각 지원금을 공개하며 소비자 유치에 나섰다. 전작 출시 당시 20만원 안팎의 보조금을 지원하던 것과 달리 이번엔 최대 50만원으로 지원금을 상향하기도 했다.

이통 3사와 자급제 채널을 포함한 갤럭시S21 사전예약 판매량은 전작보다 15~20%가량 늘 것으로 전망된다. 총 20만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예상도 업계에서 나온다.

삼성전자는 15일 자사 전략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S21 시리즈를 공개했다. 갤럭시S21(6.2인치)과 갤럭시S21 플러스(6.7인치), 갤럭시S21 울트라(6.8인치) 등 총 3종으로 구성돼 있다. 출고가는 기종 별로 99만9900~159만9400원이다. 15일부터 21일까지는 사전예약 기간이며 22일부터는 사전개통에 나선다. 정식 출시는 29일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