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이 공식 출범했다. 직관적인 서비스로 2030세대를 사로 잡는 것은 물론 월간 활성 사용자(MAU) 100만명이라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관련업계는 토스증권이 레드오션으로 꼽히는 증권 시장에서 메기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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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 100만명…3년내 손익분기점 도달 자신

3일 토스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공개하고 공식 출범을 발표했다. 이르면 이달 말 전체 서비스를 오픈하고 상반기 중 소수점 매매가 가능한 해외 주식 투자 중개 서비스를 개시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도 선보인다.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토스가 등장하기 전에는 송금이 불편해도 다들 참았지만 토스가 간편송금을 제시한 이후 보편화됐다"며 "토스증권이 제시하는 새로운 서비스도 증권 업계 표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토스증권은 안정적인 증권 서비스 제공을 약속했다. 100만명 이상의 MAU(Monthly Activity User, 월간 활성화 이용자)를 감당할 수 있는 IT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와 서버 등 시스템을 이중화하고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갖췄다. 오창훈 토스증권 테크놀로지 헤드는 "토스 앱에서 장애가 생기더라도 토스증권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인증이나 회원체계를 물리적으로 분리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토스증권은 업계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올해 목표를 MAU 100만명으로 제시했다. 현재 시장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손익분기점(BEP) 도달 시점은 3년 후로 전망했다.

김동민 토스증권 프로덕트 오너는 "기존 증권사에서 고객을 뺏어온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며 "기존 앱 사용을 어려워하는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며 이들만으로 100만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기’ 역할 톡톡…차별화는 숙제, 카카오페이증권 MTS 최대 난적

관련 업계는 토스증권이 레드오션인 증권 시장에 변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간편 송금 기능으로 은행권 변화를 이끌어낸 것처럼 사용자 경험(UX)과 플랫폼을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증권사 MTS 관련 장애 등으로 이용자 불만이 높은 상황에서 토스증권은 기회가 있다는 평가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성공 여부를 장담하긴 어렵지만 만약 토스증권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면 국내 증권업계에 미칠 영향은 카카오페이증권보다 클 것이다"며 "리테일 채널을 유지해야 하는 증권사는 MTS 품질 향상, 핀테크 제휴 강화 등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사들도 모바일 앱에 공을 들이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례로 키움증권은 하반기 차세대 MTS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약 100억원을 투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최근 젊은 층 이용률이 늘어난 만큼 UI·UX와 플랫폼 성능 등을 개선해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한다"며 "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도 서버 양을 작년 초 대비 3배 이상 증설했고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열었다"고 했다.

하반기 출시될 카카오페이증권의 MTS는 토스증권의 최적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증권 MTS는 UI·UX 차별화가 예상된다. 내부 원장 시스템은 코스콤과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3500만 카카오페이 사용자를 타깃으로 한다"며 "누구나 소액으로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새로운 투자 문화를 전할 것이다"고 했다.

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토스증권의 새로운 시도를 눈여겨 보고 있다"면서도 "젊은 고객 외에도 다양한 투자자를 확보해야 하는데 기존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용자를 뺏어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