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2020년 4분기와 연간 실적을 같은 날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4분기 마케팅비 증가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양사 모두 5G 가입자 확대 등으로 연간 실적에서 웃음꽃을 피웠다. 양사는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무선통신(MNO)을 벗어나 다수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실적 상승을 노린다. KT는 이통3사 중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만큼 탈통신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유플러스 사옥 전경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사옥 전경 / LG유플러스
3일 SK텔레콤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0년 영업이익에서 1조349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21.8% 늘었다. 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해 18조6247억원이다. MNO 사업에서 5G 가입자가 증가하고 뉴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인 미디어 및 커머스 사업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2020년 4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익 3311억원에 매출 4조839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은 109% 급증하고 매출은 10%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에 출시된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가 흥행함에 따른 결과다.

LG유플러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0년 영업이익이 88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익 증가와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관리로 전년 대비 2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조4176억원이다. 유무선 서비스 개선에 따른 가입자 성장으로 8.4% 증가했다.

2020년 4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익이 전년 동기보다 3.7% 줄어든 1755억원을 기록했다. 애플의 아이폰12 출시와 5G 순증가입자 영향으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 매출은 10.8% 늘어난 3조5173억원이다.

올해 5G 예상 가입자 수는 SKT 900만, LGU+ 400만

SK텔레콤은 컨퍼런스콜에서 2020년 말 기준 자사 5G 가입자가 548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누적 900만명을 내다본다. 새로운 서비스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가입자 수를 확대해간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컨퍼런스콜에서 5G 누적 가입자 수가 275만6000명임을 밝혔다. 전체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중은 16.5%를 기록했다. 올해는 5G 예상 가입자 수로 400만명을 내다본다. 전체의 25%까지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5G 투자 관련 손익분기점(BEP)에 대해서는 내년 중반부에서 연말까지 시기를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평균 5G 가입자 수가 500만을 달성하면 BEP에 다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직원이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 SK텔레콤
SK텔레콤 직원이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 SK텔레콤
"5G 저가 요금제 실보다는 득이 크다"

새해 들어 이통 3사가 5G 저가 요금제를 각각 내놓으며 가격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컨퍼런스콜에서 경쟁 심화에 따른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질의가 나온 이유다. 양사는 오히려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월 유보신고제 실행으로 기존 요금제 대비 30% 저렴한 언택트 플랜 요금제를 내놓은 후 고객 관심을 받고 있다"며 "기존 요금제 대비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이 감소할 순 있지만 신규 가입자 증가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이번 요금제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5G로 전체 매출이 상승한 부분이 있기에 전반적으로 ARPU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실적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U+, 디즈니와의 협력은 "미정"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상륙이 임박하면서 국내 이통 3사 중 어느 곳과 손을 잡을지도 업계 관심사다. 1월 LG유플러스와의 계약이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LG유플러스는 확정 사안이 아니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OTT 사업에서 오픈 플랫폼 전략을 취하기에 디즈니와의 협력도 논의한다"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역시 열린 결말로 답변을 내놔 디즈니와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상파 방송 3사와 연합해 선보인 OTT 플랫폼인 웨이브가 디즈니플러스로 인해 입지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는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미디어 영역에서의 초협력에 열린 자세로 임하고 있다. 특정 회사와의 제휴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전에 언급할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며 "웨이브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확대와 글로벌 진출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웨이브는 지난해 오리지널 콘텐츠와 펜트하우스 등의 흥행에 힘입어 유료 가입자를 200만명 넘겼다"며 "2023년에는 500만 달성을 위해 순항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컨소시엄이 구축하는 세종시 자율주행 빅데이터 관제센터의 관제실 및 상황판 예상도.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컨소시엄이 구축하는 세종시 자율주행 빅데이터 관제센터의 관제실 및 상황판 예상도. / LG유플러스
모빌리티도 통신 업계 주요 먹거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다수 업계가 주목하는 모빌리티 분야 관련 사업 계획도 구체화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티맵 모빌리티를 분사해 신설 법인인 티맵 모빌리티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티맵 모빌리티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우버와 손잡고 선보이는 합작법인(조인트벤처)도 있다. 합작법인 설립과 서비스 출시는 4월 중에 진행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버는 티맵 모빌리티에 약 5000만달러를 투자하고 조인트벤처에는 1억달러를 투자한다"며 "티맵 모빌리티는 공유차, 택시 사업 등을 전부 포괄하는 올인원 모빌리티 사업자로 성장해 5개 핵심 사업에서 2025년 4조5000억원 가치를 달성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두 가지 사업을 구분해 각각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커넥티드카 사업은 차량 내 통신 시스템 의무 장착 등으로 연간 180만 신차 수요 증가가 전망된다"며 "단기적으로는 구현이 빠르고 수익성이 예상되는 인포테인먼트 기능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도 정부의 디지털 뉴딜 사업과 관련해 13개 지자체 사업을 선별 공략, 올해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모델이 마이크로소프트(MS) 스토어에서 엑스박스 게임 패스(구독형 클라우드 게임)를 휴대폰으로 결제하는 모습 / SK텔레콤
SK텔레콤 모델이 마이크로소프트(MS) 스토어에서 엑스박스 게임 패스(구독형 클라우드 게임)를 휴대폰으로 결제하는 모습 / SK텔레콤
SKT, 구독형 커머스 사업 박차...지배구조 변화는 ‘과제’

SK텔레콤은 올해 MNO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프라를 마련, 구독형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3년까지 자사 구독형 상품 가입자로 2000만명을 확보하고 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구독자 기반의 플로나 웨이브, 클라우드 게임, 브이(v) 컬러링으로 스마트폰 틀을 넘어서는 다양한 구독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며 "고객이 구독형 서비스에 쉽게 접근하도록 AI 기반의 구독형 플랫폼과 멤버십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에서 MNO와 뉴 ICT 사업의 고른 성장으로 전년 대비 5%성장한 18조5000억원의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초과 달성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는 자회사(SK스토아) 기업공개(IPO)를 포함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겠다"며 "모든 사업에서 AI와 개방성으로 혁신, 성장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밝힌 아마존과의 커머스 사업 공조는 향후 다른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아마존과의 계약 조건으로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설명하진 못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마존과의 협력은 4조원대인 국내 직구 시장의 확대와 함께 고객 유입에 따른 트래픽 증가로 국내 사업 성장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며 "향후 아마존과 커머스 영역을 포함해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에서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변화 과제에도 직면해 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분할을 포함해 지배구조 개편에서 결정된 바는 없다"며 "만약 개편에 나선다면 기업 가치 상승을 기본 전제하에 주주가 만족할 방법을 택하겠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연결 및 별도 손익계산서 요약표 / SK텔레콤
SK텔레콤 연결 및 별도 손익계산서 요약표 / SK텔레콤
LGU+ "B2B·B2C 두 마리 토끼 잡는다"

LG유플러스는 올해 기업간거래(B2B) 사업에서 네트워크뿐 아니라 솔루션을 활용한 융·복합 사업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사업 매출 목표는 스마트팩토리와 모빌리티 분야를 포함한 450억원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구글과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5G 기반 MEC 융합 서비스를 검증하기로 했다"며 "5G MEC 기반 융합 서비스를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시티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모빌리티에서 지난 2~3년 동안 실증과 레퍼런스를 토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성장이 예상된다"며 "대기업 공장이나 지자체 스마트 산업단지 등 5G 모바일 엣지 서비스(MEC) 기술을 활용한 융합 서비스를 실증하는 레퍼런스가 만들어지는 것을 토대로 지속해서 확장해가겠다"고 말헀다.

소비자 대상(B2C) 사업은 지난해 수익 원천이던 고객별 서비스 차별화에 집중하면서 판매 채널을 다양화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컨슈머 부분은 고객 세그먼트를 세분화해 가구 단위 공략을 지속하겠다"며 "혁신적인 서비스 오퍼로 찐팬(진성 고객) 확보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채널 구조 개선으로 당사 공식 온라인몰인 유샵(U+shop) 판매량을 확대하는 등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겠다"며 "고객 체험을 강화해 찾아가는 배송과 이커머스로 새로운 판매 채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홈 사물인터넷(IoT) 사업에도 힘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100만 이상의 고객을 확보한 홈 IoT 서비스에서 꾸준한 수요 증가로 지난해 총 판매가 2019년 대비 30% 성장했다"며 "올해는 두 자릿수 성장과 연내 손익 턴어라운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도 내다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금리 하락 추세를 보면 신용등급의 3년물 조달금리가 1.16% 수준으로 가고 있다"며 "시가배당률은 4% 가까이 가는 수준으로 봐서 경제적 가치를 생각해 볼 때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연결 손익계산서 요약표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연결 손익계산서 요약표 / LG유플러스
증권 업계에 따르면 9일 실적발표를 앞둔 KT의 2020년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1조2042억원이 예상된다. IPTV 가입자가 증가하고 B2B 사업 실적이 개선된 덕분이다. 반면 지난해 연간 예상 매출은 23조8852억원으로 1.9% 줄어들 전망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