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실적 상승세를 기록했다. 5G 확대와 함께 각사별로 진행한 신성장 사업이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을 견인했다. KT 역시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서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카드와 부동산 등 일부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타 이통사 대비 실적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통 3사는 2020년에 이어 올해도 미디어와 커머스, 콘텐츠 등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 SK텔레콤과 KT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예고한 상태다. LG유플러스는 고객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통 3사의 2020년 연간 영업이익 지표 / 자료: 각 사, 편집: IT조선
이통 3사의 2020년 연간 영업이익 지표 / 자료: 각 사, 편집: IT조선
2020년, SKT·LGU+ 웃고 KT는 아쉬움 남겼다

9일 KT는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184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했다.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등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서 실적을 올린 덕분이다. 반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1.7% 감소해 23조9167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3일 나란히 실적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0년 영업이익에서 1조3493억 원을 기록했다. 무선통신(MNO) 사업에서 5G 가입자가 증가하고 미디어 및 커버스 산업에서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21.8% 늘었다. 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해 18조6247억원이다.

LG유플러스는 2020년 88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수익 증가와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관리로 전년 대비 2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조4176억원이다. 유·무선 서비스 개선에 따른 가입자 성장으로 8.4% 증가했다.

SK텔레콤 사옥 전경 일부 / IT조선 DB
SK텔레콤 사옥 전경 일부 / IT조선 DB
이통 3사, 지난해 5G 이용자 확대하고 B2B 사업 진출 모색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연간 영업이익에서 20% 넘는 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이같은 성과 기반에는 규모를 키운 5G 가입자 수에 있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기준 5G 가입자가 548만명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누적 가입자 275만6000명을 기록해 전체 가입자의 16.5%를 차지했다. KT는 지난해 말 기준 5G 가입자가 362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25%를 확보한 상태다. 2019년 말 145만명에서 2020년 말로 오면서 163% 순증을 보이기도 했다.

이통사들은 올해 5G 가입자 비중을 확대하고자 5G 커버리지 확대를 내다본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인빌딩과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커버리지 확대 계획을 밝혔다. 단독모드(SA) 상용화도 함께다. KT는 지하철 커버리지 확보를 완료하고 인빌딩의 경우 다중이용시설을 기점으로 커버리지를 확대한다.

KT 광화문 사옥 전경 / KT
KT 광화문 사옥 전경 / KT
3사 모두 5G 저가 요금제도 확대한다. 일각에서는 5G 저가 요금제가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을 줄이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지만 이통 3사는 모두 장기적으로 실적에 기여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월 유보신고제 실행으로 기존 요금제 대비 30% 저렴한 언택트 플랜 요금제를 내놓은 후 고객 관심을 받고 있다"며 "기존 요금제 대비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이 감소할 순 있지만 신규 가입자 증가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5G 누적 가입자가 900만명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KT는 전체 가입자의 45%가 5G 가입자일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전체의 25%인 400만명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

5G 기업 대상(B2B) 사업에서 신규 먹거리 확보도 과제다. KT와 LG유플러스는 5G 기반의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시티, 스마트모빌리티 등의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12월 신설 법인인 티맵 모빌리티를 설립한 만큼 관련 서비스 출시로 사업 확대를 내다본다.

탈통신 기반의 신성장 사업 눈길 두는 이통사

비대면 상황에서 수요가 증가한 미디어, 콘텐츠 등 연관 산업의 이익 증대도 지난해 이통사 전체 실적을 견인한 주요 지표다. 이통사가 최근 텔코(통신 기업)에서 디지코(디지털플랫폼 기업)로의 변화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각사 모두 높은 성과를 올린 모습이다.

SK텔레콤의 경우 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이 지난해 전체 영업익에서 24%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주요 사업 기반으로 자리했다. 미디어 사업은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 합병과 IPTV 가입자 증가로 영업익이 전년 대비 59.2% 오르기도 했다. 11번가와 SK스토아 등 커머스 분야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 사옥 전경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사옥 전경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홈 사업에서 전년 대비 9.9% 늘어난 이익을 얻었다. 세부적으로는 비대면 환경에서 IPTV 사업과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를 각각 늘려 실적을 견인했다. 기업 인프라 부문에서도 전년 대비 3.5% 수익이 올랐다. 이중 IDC 사업에서 전년 대비 16.1%나 늘어난 수익을 기록했다.

KT는 AI·디지털전환(DX) 부문에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1.8% 증가했다. KT 전체 사업 영역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성장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각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하자 관련 인프라인 IDC, 클라우드 사업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IPTV 사업도 호조세다.

다만 KT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부 자회사 실적에선 감소세를 보였다. BC카드는 외국인 여행객 감소와 소비 위축 등의 영향을 받아 매출이 전년 대비 4.2% 줄었다. 부동산 사업을 진행하는 KT에스테이트는 분양 매출 감소와 여행객 감소 영향에 따른 호텔 매출 하락으로 매출이 24.9%나 줄었다. 빌딩 관리 사업을 KT텔레캅으로 이전한 점 역시 수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필요하다면 사업 개편도 적극적으로…"올해가 본격적인 디지코 사업 원년"

이통 3사는 올해도 각각 성장 가능한 사업 영역을 발굴해 실적 확대를 노린다. SK텔레콤과 KT는 디지코로 거듭나기 위한 속도전에 나선다. 지난해와 올해 적극적인 사업 개편을 이어가며 성장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SK텔레콤은 2020년 뉴 ICT 영역에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를 합병하고 티맵 모빌리티 설립, ADT캡스와 SK인포섹 간 합병 추진 등을 진행하며 5대 사업부 체제를 구축했다. 올해는 AI를 바탕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혁신한다. 국내외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빅테크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는 AI 기반의 빅테크 컴퍼니로 진화를 가속화하면서 사상 최초 매출 20조원에 도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 / KT
구현모 KT 대표 / KT
KT는 지난해 5월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의지를 밝힌 후 그해 7월 스카이라이프의 현대 HCN 인수와 K뱅크 증자를 진행하고 11월에는 KTH와 KT엠하우스 합병도 진행했다. 올해도 1월 KT파워텔을 매각하고 스튜디오 지니를 설립하는 등 개편을 진행 중이다.

김영진 KT CFO는 "그룹사 자체적으로 작년부터 그룹사 영역을 재정의하고 고객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보내면서 경쟁력 강화를 준비해왔다"며 "IT·통신 산업의 역량을 높이면서 신성장 사업에 집중해 금융, 미디어, 콘텐츠 등 성장 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어 "AI·DX 부문은 클라우드나 IDC뿐 아니라 AI 콜센터 사업에도 본격 진출해 지난해(11.8%)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LG유플러스는 미디어, 커머스 부분에서 실적 확대를 노린다. 이때 핵심은 고객 만족에 있다. 고객 중심으로 콘텐츠와 서비스를 구성하고 불만 사항은 적극적으로 개선해 열성 이용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IPTV, 사물인터넷(IoT) 등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홈 사업도 확대한다. 비대면 시대에 맞는 교육 콘텐츠로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는 "올해는 고객 가치 혁신을 목표로 소모적인 획득비 경쟁을 지양하고, 안정적인 투자로 질적 성장을 추진하겠다"며 "미래 성장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 도출과 경영목표를 달성해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