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새롭게 구축될 세계 질서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수가 잘 보이지 않는 능란한 정치군의 면모를 갖춘 바이든이 이끄는 미국은, 앞으로 세계를 더 명민하게 장악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더 위험한 미국이 온다’(비즈니스북스)는 바이든이 구상하는 새로운 미국의 청사진을 조목조목 분석해,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한국이 고립되지 않기 위해 마련해야할 대비책들을 제시합니다.
저자 최은수는 27년 넘게 경제와 금융, 산업 현장을 발로 뛰어온 언론인으로 현재 MBN 보도국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저자는 바이든 시대 미국이 더 ‘위험해’ 질 것이라고 귀띔합니다.
트럼프가 자기 감정과 의욕만 앞세웠다면, 바이든은 다방면에 준비된 인재들을 동원하고 기축 통화국으로서의 강점을 적극 이용해 동맹국을 전략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동맹국을 활용해 중국의 급격한 부상을 경계하려는 바이든의 외교 노선은, 중국과의 무역에 상당히 의존해온 한국 경제에도 일정한 타격을 미칠 전망입니다.
‘위험한’ 이라는 표현 때문에 자칫 부정적인 영향만을 상상할 수 있지만, 저자는 새로운 질서에서 한국에 열리는 기회의 공간 또한 상당하다고 짚어냅니다.
경제 부양을 위해 달러의 발권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미국이 촉발한 풍부한 유동성은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 증진, 한국 기업의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바이든의 친환경 탄소제로정책도 한국의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업계와 전기 자동차 배터리 기업들의 수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저자는 바이든의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세계질서의 흐름에 올라타되 그에 심취해 위기의식을 잃어버려선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중국 죽이기’에 나선 미국의 요구에 적절히 응하면서 동시에 중국과 완전히 척지지 않고 실리를 챙길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1.한국은 많은 동맹국 가운데 가장 많은 혜택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미국이 달러를 쏟아 붓게 되고, 코로나19가 극복되기 시작하면 미국 경제 반등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GDP가 개선되고 전세계 교역 물량이 늘어나면 한국의 GDP성장률도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2.바이든의 통상전략이 중국 압박과 다자협상으로 전개되면 한국 수출 기업들 역시 전반적으로 수혜를 입게 된다. 중국 수출에는 다소 영향이 있겠지만 통상 마찰에 따른 ‘불확실성’이 사라져 글로벌 교역량이 전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3.주식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 외에도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까지 기대되면서 외국인 투자가 물밀듯 밀려들게 될 것이다.
원화가 미국 달러화는 물론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투자 수익 외에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4.탄소제로정책도 한국 기업엔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 내 새로이 각광받게 될 신수종 산업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데, 이는 한국의 친환경 에너지업계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업의 진출 공간이 열리게 됨을 의미해서다.
5. 미국내 전기자동차 충전소 5만개를 확충한다는 계획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글로벌 2차 전지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에게 큰 기회로 작용한다.
6.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혹은 다른 의미에서 더 강하게 중국을 압박할 전망이다. 한국은 필연적으로 미중이 펼치는 패권 전쟁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다
7.미국은 현재 경제 성장 속도 대로라면 중국이 미국 경제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어서다. 중국이 육성하려는 핵심 산업과 미국이 향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발전시키려고 하는 핵심산업은 정확히 일치한다.
8.미국은 한국과 같은 자국의 동맹국들과 연대 체제를 만들어 중국을 강하게 견제하는 방법이야 말로, 규범을 깨뜨리고 있는 중국과 같은 극가들을 압박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9.우리는 다양한 거대 경제 블록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미중 어느 한쪽으로 의존 비중이 높아지지 않도록 조절하며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예컨대 중국 주도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출범한 가운데,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 탈퇴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바자협정(TPP)에 재가입하게 되면 우리로선 양자택일을 요구받을 수도 있다. 우리로선 RCEP에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일본과 호주도 참여하고 있고 느슨한 형태 무역협력을 추구하기 위한 것임을 설득해야 한다.
10.바이든행정부가 제시하는 친환경 ‘그린경제’에는 미국의 기술 패권 전략이 숨어있다. 그린 뉴딜은 기후변화라는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목표를 넘어 앞으로의 친환경, 4차 산업, 빅데이터의 미래를 자신들이 완전히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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