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이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용 일시중단 방침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백신을 접종한 간호사가 혈액 응고로 사망한 이후 관련 부작용이 잇따라 보고된 데 따른 조치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덴마크와 노르웨이, 이탈리아 보건 당국은 예방 차원에서 AZ 백신 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혈액 응고 증상이 최초로 확인된 곳은 오스트리아다. 오스트리아 보건당국은 북부 츠베틀 지역 진료소에서 한 간호사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은 후 심각한 혈액 응고 장애로 숨졌다고 밝혔다.

‘ABV5300’라는 제조단위(batch)를 가진 백신이 문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스트리아 보건당국은 해당 제조단위의 백신 사용을 중단했다. 리투아니아, 에소토니아, 룩셈부르크, 라트비아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유럽 내 다른 지역에서도 심각한 이상증상이 보고됐다. 이탈리아에서는 50대 남성이 심부 정맥 혈전증으로 사망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문제가 된 것으로 추정되는 ‘ABV2856’ 제조단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중단을 결정했다.

덴마크에선 백신을 접종한 60대 여성이 혈전증으로 사망했다. 덴마크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으로 혈전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진행 기간(14일) 동안은 예방 차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하기로 했다.

노르웨이는 덴마크의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접종을 잠정 중단했다. 노르웨이에서는 백신 접종 후 혈전이 생긴 사례도 보고됐지만, 곧바로 회복했다. 혈전 발생 사례가 없는 아이슬란드는 EMA의 권고를 기다리며 백신 접종을 유예한 상태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안전성관리위원회(PRAC)는 현재 관련 사건을 검토 중이다. 다만 EMA는 성명에서 "백신의 이점은 바이러스의 위험보다 여전히 크다"며 "AZ 백신이 혈액 응고와 관련 있다는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