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본업인 유통과 야구단 SSG랜더스를 결합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을 자극했다. 롯데그룹은 정 부회장의 도발을 정면으로 맞받아치며 롯데마트를 필두로 그룹 유통망을 총 동원해 대응에 나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SG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깃발을 흔들고 있다. / 신세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SG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깃발을 흔들고 있다. /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3월 30일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를 통해 "야구단을 가진 롯데가 본업인 유통과 서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쫗아와야 할 것이다"고 롯데그룹을 향해 도발적인 발언을 내던졌다.

같은 날 SSG랜더스 창단식에서 정 부회장은 기자들의 "야구가 유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고, 시너지 경제적 규모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두고 봐달라"며 향후 신세계가 펼쳐갈 유통 융합 야구 마케팅에 자신감을 표출했다.

정 부회장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신세계 이마트는 SSG랜더스 창단을 기념해 1일부터 최대 규모 할인행사인 ‘랜더스데이'를 벌였다. 행사일정도 SSG랜더스 개막전이 열리는 3일에 맞췄다. 총 행사품목만 500여종이 넘은 대규모 행사라는 것이 이마트측 설명이다. 최대 할인폭은 50%다.

SSG랜더스 창단에 맞춰 이마트가 대규모 할인전을 시작했다. / 이마트
SSG랜더스 창단에 맞춰 이마트가 대규모 할인전을 시작했다. / 이마트
이마트는 최대 규모 1+1 상품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랜더스데이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의 광군제, 영국의 박싱데이에 버금가는 규모로 진행시킨다는 계획이다. 참고로 신세계그룹은 SSG랜더스 야구단과 관련된 야구 관련 상품은 이마트가 담당한다고 밝혔다.

신세계의 랜더스데이 야구 마케팅은 이마트에 그치지 않고 계열사인 SSG닷컴과 이마트24로도 확장됐다.

SSG닷컴은 4일까지 온라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새벽배송으로 2만원 이상 구매하면 밀키트 2종과 베이커리 1종, 계란 등 총 4종의 상품 중 하나를 선착순 한정 1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SSG닷컴은 SSG랜더스 승리기원 응원 이벤트도 펼친다. 응원 메시지를 SSG닷컴 이벤트 페이지에 남기면 총 559명을 추첨해 SSG머니 1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편의점 이마트24도 SSG랜더스 창단 기념해 할인 프로모션에 동참했다. 이마트24는 7일까지 음료·아이스크림·스낵 등 인기 상품 32종을 대상으로 30% 할인을 제공한다. 또 이벤트를 통해 SSG랜더스 연습경기 에디션 유니폼과 야구모자를 증정한다.

개막 경기에서 3일 SSG랜더스가 개막전에서 홈런을 기록하면 경기 다음 날인 4일 오전 10시 30분 이마트24 모바일 앱을 통해 선착순 200명에게 홈런볼 무료 쿠폰을, 400명에게는 50% 할인 쿠폰을 선물한다.

야구를 융합한 유통가 전쟁은 신세계가 야구단을 인수를 시도한 시점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다. 정 부회장의 도발은 한국에서 롯데가 야구를 유통 콘텐츠와 잘 융합하지 못했다는 쓴 소리로도 해석된다.

정용진 부회장은 야구단 인수가 본업인 유통을 더 잘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야구단과 신세계그룹의 유통 콘텐츠를 결합하는 것으로 야구경기 관람 후에도 소비자를 쇼핑과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롯데, 맞불 전략으로 신세계 도발에 응수

신세계 도발에 발맞춰 롯데그룹은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을 통해 SSG 이기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 롯데쇼핑
신세계 도발에 발맞춰 롯데그룹은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을 통해 SSG 이기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 롯데쇼핑
롯데그룹도 신세계의 도발에 맞불 전략으로 응수했다. 4월1일이 롯데마트 창립일이고, 계열사 야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의 개막전 대결 상대가 유통 경쟁사인 신세계 SSG랜더스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야구도, 유통도 한판 붙자"고 맞받아치면서 4월 한 달간 대규모 할인행사를 알렸다. 이마트보다 더많은 700여종 상품에 최대 50% 할인 딱지를 달았다.

롯데마트는 3일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 경기를 기념해 ‘자이언트’ 크기·용량 상품을 기획해 시세 대비 50%쯤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7일까지 미국산 소고기 전 품목을 5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와인도 롯데마트 모든 점포를 통해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이상진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롯데 계열사 야구단 개막 경기와 창립 행사가 맞물려 이번 마트 대전을 기획하기 위해 역대급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에서는 신세계와 SSG랜더스를 겨냥해 "원정가서 ‘쓰윽(SSG)' 이기고 ON"이라는 문구를 홈페이지 전면에 내걸었다. 신세계의 도발을 그룹을 대표해 정면으로 받아치는 모양새다.

롯데온은 4일까지 롯데 자이언츠 야구팀 응원 이벤트를 연다. 롯데온 이벤트 페이지에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댓글을 남기면 ‘세븐일레븐 3000원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총 추첨 인원은 자이언츠의 1위를 기원하는 의미로 1111명으로 정했다.

김은수 롯데온 마케팅팀장은 "프로야구 개막전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의 승리를 응원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