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쿠팡이츠의 ‘피크타임 보너스'가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소비자들에게 경쟁사 대비 빠른배송을 강조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다. 반면, 수수료가 아닌 광고비에 의존해 사업을 벌이는 배민 입장에서는 경쟁적으로 보너스 지급액을 올릴 수 없는 형편이다. 경쟁사에게 갉아먹히는 점유율에 애간장이 타는 이유다.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 쿠팡이츠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 쿠팡이츠
국내 배달업계 ‘피크타임 보너스’는 배달수요가 몰리는 점심·저녁 시간대에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해 배달 플랫폼이 지급하는 일종의 배달 보조금이다.

쿠팡이츠는 소비자들에게 내세운 장점인 ‘빠른배달'을 실현하기 위해 경쟁사 대비 높은 1만원의 피크타임 보너스를 지급해 왔다.

2일 쿠팡이츠는 배달 파트너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최대 2만2000원’의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알렸다. 보너스 이벤트를 통해 회당 1만원, 3회 참여시 2만200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수요가 몰리는 저녁시간대 라이더들이 쿠팡이츠로 몰리면 타 배달 플랫폼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쿠팡이츠는 최근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 업계는 2020년 9월을 기준으로 6.2%를 기록했던 쿠팡이츠가 현재 점유율 두자릿수로 올라갔다고 평가한다. 배달경쟁이 치열한 서울 강남일대에서는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50%를 넘어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데이터분석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월 기준 쿠팡이츠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390만명으로 배달의민족 1728만명, 요기요 697만명을 빠르게 뒤쫓고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 DNA를 음식배달에 접목한 것이 호평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배달 플랫폼 한 관계자는 "가격보다 빠른배달을 선호하는 강남에서 쿠팡이츠 영향력은 높다"며 "쿠팡이츠가 뿌리는 피크타임 보너스가 그대로 시장 점유율로 이어지는 형국이다"고 말했다.

배달업계는 쿠팡이츠의 빠른 성장이 쿠팡과 같은 과감한 투자에 있다고 평가한다. 쿠팡이츠는 사업 초기부터 출혈을 감수하면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소비자와 배달원을 일대 일로 연결하는 것으로 배달속도를 높였다. 타 배달앱 대비 배달속도가 빠르다 보니 이용자 반응은 뜨겁다. 쿠팡이츠 역시 ‘한 집 한 배달’ 약속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쿠팡이츠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기본 배달비도 최소 2500원에서 최대 1만6000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피크타임 보너스 등 이벤트를 수시로 진행해 빠르게 업계 점유율과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다.

반면, 1위 배달앱 배민은 쿠팡이츠처럼 공격적인 보너스 지급 경쟁이 어렵다. 주문 건당 수수료를 받는 경쟁사들과 달리 ‘울트라콜' 등 광고비 수익에 의존하는 사업구조가 발목을 잡았다. 2020년 기준 플랫폼 거래액이 15조원을 돌파했지만 매출은 1조995억원, 영업손실 112억원을 기록한 이유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