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레벨3 도입 관건은 사고책임 '주체'

이민우 기자
입력 2021.04.11 06:00
자율주행 자동차가 입구인 레벨3 문턱에서 넘어가지 못한다. 자율주행차는 최근 ‘기술과장' 논란 등에 시달리며 기세가 한 풀 꺾였는데, 본격 자율주행인 레벨3단계 상용화부터 기술 문제말 고도 기업과 운전자간 법적인 ‘책임소재' 분쟁이 주된 걸림돌로 작용한다.

레벨3은 위급상황 등 조건부 운전자 개입이 가능한 자율주행 수준이다. 주행권한을 시스템에서 운전자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운전자와 법적분쟁 소지여지가 생기다보니 기업도 자율주행 초기인 레벨 3단계부터 상용화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자율주행자동차 연구기업인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차 / 구글 웨이모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은 당초 기대와 달리 상용화 일정이 늘어졌다. 2010년대 중반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2020년쯤으로 목표했던 대부분 기업이 계획을 변경했다. 2020년 완전자율주행차를 전면 도입을 선언하며 주목받은 구글 웨이모도 미국 일부 주에서만 운행한다. 애플도 2014년부터 자율주행차 기술을 공개했지만 2021년 캘리포니아 주당국 보고서에 따르면 차선 이탈 등 오류로 진척이 더디다.

기업들은 자율주행 문턱인 레벨3부터 상용화에 보수적인 입장이다. 3단계는 ‘특정상황에서 운전자 개입을 가정'하는 수준이다. 기본 주행을 시스템에 맡긴 뒤 고속도로 출구나 위급시 등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시스템이 권한을 양도하는 방식이다. 0~2단계까지는 ‘운전보조시스템'으로 분류돼 주행 시 책임이 대부분 운전자에게 있다. 시중 대부분 자동차의 시스템 수준은 아직 2단계에 머무른다.

레벨 3단계 이상 진전이 더딘 이유는 라이다나 V2X 같은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 문제도 있지만, 기술의 안전성에 연관된 법적 책임 소재의 지분이 크다. 레벨 0~2단계보다 레벨 3단계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의 책임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기업 부담도 상승한다. 전문가들은 법적 책임 소재 다툼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으로 위급상황시 ‘시스템에서 운전자로 주행권한이 넘어가는 순간’을 꼽는다.

자율주행 관련 한 전문가는 "레벨3가 되면 자동차와 시스템 간 운전권한 변경의 신속성이나 완성도에 따라 기업이 사고에 대해 책임지는 부분이 생긴다"며 "법적 쟁점이 생기는 만큼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는 조단위에 해당하는 벌금이나 책임도 지게될 수 있어 접근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혼다에서 레벨3 단계 자율주행자차로 소개한 레전드 하이브리드EX / 혼다
일본의 혼다가 3월 5일 자율주행 3단계를 적용한 자동차인 ‘레전드'의 판매를 개시했지만, 업계 평가는 실제 수준은 3단계보다는 2단계에 가깝다는 반응이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50㎞ 이하 저속·정체주행 상황에서만 유지가능하며 작동도 30㎞이하일때 시작할 수 있다. 혼다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100대 한정에 판매가 아닌 리스방식으로 조심스럽게 레전드를 보급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레벨3 수준에서 개발 중이거나 실증단계를 준비하는 상황이다"라며 "레벨3 자율주행차의 실제 적용시 새로운 입법이 도입도 필요할 수 있어 아직 명확하게 어떤 수준이나 차종에 적용된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주행 입법이나 개정은 기업에서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에 최대한 레벨3 등 자율주행 적용시 운전자 안전에 집중해 법적 쟁점이 일어나지 않는 쪽으로 준비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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