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위치 서비스와 디바이스 네트워크 분야 중심의 블루투스 기술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척 사빈 블루투스 SIG 마켓 개발 부문 이사는 15일 오전 진행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위치 서비스와 디바이스 네트워크 분야는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며 "웨어러블 기기 수요 확대와 스마트 홈·빌딩 등의 증가 추세가 블루투스 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블루투스 SIG는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블루투스 기술 관련 비영리단체다. 새로운 블루투스 기술을 위한 공통 규격을 만들고 기술 인증을 지원한다. 아시아·태평양과 미주 지역 등에 총 3만6000개 회원사가 있다.

척 사빈 블루투스 SIG 이사가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줌(영상회의 플랫폼) 갈무리
척 사빈 블루투스 SIG 이사가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줌(영상회의 플랫폼) 갈무리
코로나19 영향받은 블루투스 시장, 올해 성장세 반등

블루투스 SIG는 최근 시장조사업체 ABI 리서치와 협력해 블루투스 기술 보고서를 내놨다. 해당 보고서는 블루투스 기술이 쓰이는 주요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을 더한 내용을 담았다. 사빈 이사는 이같은 보고서 내용과 함께 업계 현황을 더해 간담회 발표에 나섰다.

블루투스 기술이 적용되는 솔루션 영역은 크게 ▲오디오 스트리밍 ▲데이터 전송 ▲위치 서비스 ▲디바이스 네트워크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오디오 스트리밍과 데이터 전송 분야가 주요 비중을 차지한다. 위치 서비스와 디바이스 네트워크 분야는 앞선 두 분야보다 규모는 작지만 성장률은 더 높다.

오디오 스트리밍 분야에선 블루투스 헤드폰이 성장을 견인한다. 올해 예상 출하량은 6억3300만대다.

향후엔 저전력(LE) 블루투스 라디오 기술도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점차 수요가 급증하는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LE 라디오 기술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LE 라디오 기술이 오디오 공유 등의 새로운 활용 사례를 창출할 수도 있다.

데이터 전송 분야는 헬스 분야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늘어난 웨어러블 기기 수요가 주요 비중을 차지했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 등의 액세서리 판매가 늘어난 점도 해당 분야 확대에 기여했다. 늘어난 사물인터넷(IoT) 수요 역시 블루투스 기술이 집중 받는 배경이 되고 있다.

사빈 이사는 "블루투스 전송 기술을 품는 웨어러블 기기가 늘면서 2025년이면 데이터 전송 기기 중 웨어러블 비중이 27%에 달하며 4억대 넘는 출하량을 보일 것이다"라며 "웨어러블 기기 품목도 단순히 스마트워치에 국한하지 않고 가상현실(VR) 기기와 스마트 글래스까지 다양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블루투스 활용 분야별 기기 출하량 예상 지표. 점차 위치 서비스와 디바이스 네트워크 분야에서 블루투스 활용 기기 수가 늘어날 예정이다. / 블루투스 SIG
블루투스 활용 분야별 기기 출하량 예상 지표. 점차 위치 서비스와 디바이스 네트워크 분야에서 블루투스 활용 기기 수가 늘어날 예정이다. / 블루투스 SIG
위치 서비스 분야는 최근 유통 사업에서 블루투스 기술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주목받는다. 실내 내비게이션과 디지털 키 수요가 늘면서 향후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사빈 이사는 "스마트폰이 디지털 지갑으로서 지불 결제에 활용되고 있다"며 "향후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되면서 디지털 키를 활용해 자동차와 사무실 문을 열 때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디바이스 네트워크는 전체 네 분야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늘면서 스마트 홈 구축에도 부쩍 관심이 늘어난 데 배경이 있다.

사업자가 건물 관리 자동화로 효율성을 높이는 시도를 더하면서 스마트 조명을 도입하거나 실내 대기질 측정 등에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하는 시도도 늘고 있다. 블루투스 SIG는 이같은 변화에 발맞춰 조명 관련 업체와의 기술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사빈 이사는 올해 블루투스 관련 시장이 반등세를 맞이했다고 짚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년 대비 시장이 위축됐지만 올해부터는 향후 5년간 지속해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2025년이면 연간 64억대 이상의 블루투스 기반 기기가 출하할 것으로 내다본다"며 "PC나 스마트폰 등의 플랫폼 기기보다는 주변 기기의 출하량이 크게 늘면서 2025년 주변 기기의 출하 비율이 전체의 70%를 차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