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속 작은 한국 조지아가 K-차 전초기지된 이유

이민우 기자
입력 2021.04.18 06:00
조지아는 북미 지역의 대표적인 한국 제조기업의 생산거점으로 완성차 기업과 관련 부품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 완성차 산업의 북미진출 교두보 역할을 수행했다. 조지아주는 2006년 웨스트포인트 지역에 기아 북미 생산공장을 유치했고 시작으로 2021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도 유치했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조지아주의 한국 공장 영향력과 역할이 더 늘어날 예정이다. 기존 완성차 산업의 코리안 벨트가 탄탄하게 구성된데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완공으로 조지아가 향후 20년 가까이 내연차와 전기차를 아우르는 ‘K-완성차 전초기지’로 입지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기아 조지아 생산 공장에서 자동차 조립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조지아 공장 소속 사원 / 기아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는 기아 웨스트포인트 북미 생산공장을 비롯해 조향·공조 부품 생산기업인 만도와 국내 3대 타이어기업인 금호타이어 등이 포진해있다. 굵직한 완성차 기업 외에도 LG하우시스의 자동차 원단 공장이나 진테크 등 자동차 인테리어 부품 생산라인도 있다.

조지아와 한국 완성차 산업의 인연은 2006년부터 시작됐다. 미국 남부 목화생산의 수도였던 조지아는 방직산업이 경재의 핵심이었는데, 중국 등 대규모 인력을 보유한 국가가 해외섬유 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후 몰락 일로를 걸었다. 당시 소니 퍼듀 前 조지아 주지사는 위기 탈출을 위해 글로벌 제조기업 공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기아 공장이 사실상 첫 삽을 뜬 주인공이 됐고, 이후 한국 완성차 관련 기업이 조지아주에 잇달아 진출했다.

조지아주는 제조기업의 공장유치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잘 이해하는 곳이다. 공장 유치를 위해 주정부 차원의 기업친화적 법규를 운영한다. 조지아주는 CNBC에서 매년 선정하는 ‘미국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주(America's top states of business)’에 6년 연속 선정되는 등 여전히 상위권에 있다.

조지아 소재 기업과 공장이 노동자에게 지역 평균 임금보다 10%이상 높은 임금을 지급할 경우 5년간 일자리 당 연간 5000달러(560만원)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업은 높은 임금으로 고품질 인력을 수급하면서 인건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셈이다. 조건부 무관세 등 수출·수입이 잦은 제조기업을 고려한 혜택도 다양하게 있다.

텔루라이드 2020년 북미 올해의 SUV 수상 후 기념촬영을 가진 피터 슈라이어 현대차그룹 디자인경영담당(왼쪽)과 마이클 콜 기아 미국법인 사장 / 기아
덕분에 현재 100개쯤 넘는 한국 제조공장이 조지아 인근 ‘코리안 벨트’를 구성할 정도로 넓어졌다. 조지아산 한국 완성차 상품 영향력도 성장했다. 기아 조지아 공장 ‘텔루라이드’는 ‘2020년 북미 올해의 SUV’를 수상해 조지아주 대표 제품으로 올라섰다. 금호타이어 조지아 공장의 타이어는 기아 외 크라이슬러 등 북미 내 주요 완성차 현지 납품을 맡는다.

2020년 7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체결되면서 조지아 주 내 한국 제조공장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USMCA에 따르면, 완성차 기업은 자동차에서 ‘핵심 부품’인 엔진 등은 75%·‘주요 부품’인 타이어 등의 70%는 북미산 부품을 사용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조지아주에 이미 진출한 한국 완성차 관련기업의 수주가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다.

2년 가까이 끌어온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이 마무리된 것도 한국 기업의 영역 확장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의 주요소재 공급사 에코프로비엠·동화일렉트로라이트 등 관련 기업이 조지아주 공장 진출을 저울중이다. SK이노베이션 철수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생산라인 배치 선택이 원활해졌다는 평가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국은 양극재나·전해질 등 배터리 주요 공급 기업의 성장이 미미한 편이다"며 "과거 배터리 공장 해외 진출시 부품사 동반 진출은 거의 없었지만, 최근에는 현지 배터리 공장 진출 시 공급생태계를 구성하려는 경향이 생겨 부품사 동반 진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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