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나는 수소차·플라잉카, 탄소섬유 업고 간다

이민우 기자
입력 2021.04.17 06:00
수소차·플라잉카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중요소재인 탄소섬유 입지도 동반 상승한다. 수소차와 플라잉카는 고강도와 경량화가 필요해 철강과 합금 등 기존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가 필요한데, 항공과 우주산업 분야에 주로 사용됐던 탄소섬유가 최근 그 대안으로 각광 받는다.

16일 완성차·소재 업계에 따르면, 수소차·플라잉카 제조에 적용하는 탄소섬유 소재 비율이 증가 추세다. 탄소섬유는 가볍고 부식에 강한 특성을 지닌 첨단소재다. 탄소섬유로 만든 탄소섬유 플라스틱(CFRP) 차체는 일반 금속 소재 차체보다 최대 60%쯤 가볍고, 동일 금속 이상의 강도를 보인다.

국내 탄소섬유 기업인 효성첨단소재에서 개발한 탄소섬유소재인 탄섬 / 효성첨단소재
수소차는 고압으로 압축된 수소를 연료원으로 사용한다. 충격 등으로 인한 수소 탱크 폭발 위험성 탓에 탄소섬유 사용에 적극적이다. 핵심부품인 수소연료전지탱크는 탄소섬유로 제작된 용기를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고압력에도 잘 견디고 경량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파손시 폭발 대신 찢어지기 때문에 파편으로 인한 추가 위험이 낮다.

도심형항공모빌리티(UAM)는 탄소섬유 적용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분야댜. 탄소섬유는 기존 항공과 우주산업에 사용되며, 보잉의 최신 항공기인 B787의 경우 복합소재 중 탄소섬유 비율이 50% 수준이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완성차 기업도 항공에 사용했던 탄소섬유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개인형항공기(PAV) 등 플라잉카에 적용할 수 있는 주요소재 후보로 연구중이다.

완성차 산업이 탄소섬유 시장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2019년 10%쯤이었으나 수소차·플라잉카 등 미래차가 탄소섬유를 활발히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켓리서치퓨처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탄소섬유 시장은 2027년 80억달러(9조원) 수준에 이르며, 이중 15~25%는 완성차 분야에서 사용한다.

탄소섬유 공급이 완성차·모빌리티 분야에서 빠르게 증가하면서 탄소섬유 생산·제조 기업의 몸값도 덩달아 높아졌다. 2011년 세계에서 4번째로 자체 탄소섬유인 ‘탄섬’개발에 성공했던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차·플라잉카가 주목받은 올해 초 주가가 2배이상 급등했다. 1월 18일 1주당 15만7000원이던 시가가 4월 14일기준 38만4000원까지 뛰었다.

탄소섬유분야 글로벌 선도기업 중 하나인 일본의 토레이카 / 토레이카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일본 기업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며, 2020년 기준 글로벌 탄소섬유 출원인 중 42%가 일본 국적 기업이다. 국내 민관도 탄소섬유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협의체와 한국탄소산업진흥원 개소 등으로 발전 속도를 높인다. UAM 분야 대응에 나선 한화시스템은 14일 효성첨단소재와 1600원 규모 탄소섬유 공급계약을 맺어 ‘탄소동맹’을 공고히하기도 했다.

업계에서 집중하는 탄소섬유시장 경쟁력은 생산단가 감소다. 탄소섬유가 명확한 장점에도 자동차 분야 활용이 적었던 이유는 항공·우주 산업대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이유가 크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PAN(폴리아크릴로니트릴)계 탄소섬유의 1톤당 가격이 1만~2만달러(2300만원) 내외로 철강 등 금속가격의 15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 관계자는 "탄소섬유의 경우 고강도와 경량화가 가능한 소재라 단가가 높아 항공이나 우주산업 분야에 많이 이용돼왔다"며 "항공·우주산업에서는 탄소섬유의 고가를 감당할 수 있지만 자동차 제조에 사용하기엔 생산단가가 너무 높아지다보니 적용이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탄소섬유 재활용이나 PAN계 원료대체로 생산단가를 낮추는 방향의 연구 개발이 진행돼 고급 스포츠카 등에 적용이 늘어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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