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월 미니LED TV 시장에 진출 하자마자 독주 체제를 굳힌다. LG전자는 4월 대항마인 ‘LG QNED’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올레드(OLED) TV 마케팅에 집중하며 의도적으로 맞대결을 펼치지 않고 있다. 2019년 가장 먼저 미니LED TV를 내놓은 중국 TCL도 신제품 출시가 이뤄지지 않아 삼성전자의 물량 공세가 빛을 발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3월 2일(미국 현지시각) 온라인 행사를 열고 자사 최초 미니LED TV인 2021년형 네오 QLED TV를 선보였다. 3월 북미, 유럽, 호주, 동남아, 국내시장 출시에 이어 4월 인도, 러시아, 대만, 홍콩 등에도 네오 QLED를 순차 출시 중이다. 미니LED TV는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LED를 촘촘하게 넣은 액정표시장치(LCD)를 기반으로 하는 TV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딜라이트에서 네오 QLED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딜라이트에서 네오 QLED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네오 QLED는 기존보다 40분의 1 크기의 ‘퀀텀 미니 LED’를 광원으로 적용했다. ‘네오 퀀텀 매트릭스’ 기술과 ‘네오 퀀텀 프로세서’로 화질을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으로 16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수성하겠다는 목표다.

반면 LG전자는 자사 첫 미니LED TV인 LG QNED를 5월 말 출시한다. 당초 예정한 4월 둘째 주에서 한달 이상 미룬 것이다. 이는 자사 주력 제품인 OLED TV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전자는 LG QNED를 애초 삼성전자 네오 QLED의 견제용으로 출시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앞서 내놓은 2021년형 OLED TV가 인기를 끌면서 미니LED TV에서는 의도적으로 숨을 고르고 있다.

24일 영국 IT매체 테크레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TV 업체이자 세계 3위인 TCL은 최근 온라인 행사를 통해 미니LED TV 신제품인 ‘C82’를 공개했다. TCL는 2분기 중 영국에서 55·66인치 4K 제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영국에서 판매되는 TCL의 55인치 미니LED TV 가격은 1099파운드(171만원), 66인치 모델은 1499파운드(233만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LG전자 2021년형 OLED TV 보급형 모델인 A1 시리즈 55인치(179만원), 65인치(246만원)와 비슷한 가격대다.

TV업계는 2분기 삼성전자, LG전자, TCL의 3파전으로 미니LED TV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미니LED TV시장이 2021년 최대 3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 스톤파트너스는 시장 규모를 각각 250만대와 170만대쯤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31.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경쟁사 대비 앞선 미니LED TV 마케팅에 힘입어 2021년에도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판매도 순조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은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2021’에서 IT조선과 만나 "네오 QLED 반응이 상당히 좋다"며 "없어서 못 팔 정도다"라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하지만 최근 LCD 패널 가격이 지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미니LED TV 시장 확대나 제조업체의 수익성에 부정적일 것이란 우려도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미니LED TV는 기존 LCD TV와 차세대 TV의 중간 단계에 있어 시장이 개화하더라도 확고하게 자리잡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OLED와 LCD 패널 가격 차이가 줄어들수록 미니LED TV가 OLED TV 시장에 잠식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