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대리점이 유휴공간을 활용해 가전 제품을 전시·판매하며 직·간접적인 수익 창출을 노린다. 최근 오프라인 대리점을 통한 휴대전화 구매자가 줄어듬에 따라 발생한 운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시도다.

소비자가 광주 금호지구에 있는 KTx삼성가전 콜라보 체험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KT
소비자가 광주 금호지구에 있는 KTx삼성가전 콜라보 체험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KT
휴대전화 대신 가전 판매 나선 이통사 대리점

28일 이통 업계에 따르면 KT는 소비자가 자사 대리점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직접 체험, 구매할 수 있도록 체험 매장을 광주광역시 금호지구에 열었다. 생활 가전에 관심이 많은 30·40대 젊은 층 고객이 거주하는 주거 단지 내 대리점을 대상으로 콜라보 매장 구축에 나선 것이다.

KT 관계자는 "대리점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판다고 해서 유통 마진(수수료)을 얻진 않는다"며 "다만 대리점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다수는 새로 집을 이사하는 경우이기에 인터넷이나 인터넷(IP)TV 상품을 연계해 판매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T는 3월 서울 강북 및 강원 지역 대리점에서 파세코 에어컨을 판매했다. 향후 가전 판매 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며, K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가전도 개발한다.

SK텔레콤은 3월 SK매직과 업무 위탁 계약을 맺고 자사 대리점에서 가전 렌털 서비스 판매에 나섰다. 소비자가 대리점에서 SK매직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인덕션 등의 가전제품을 체험해보면서 상담을 받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대리점에서 SK매직 가전 렌털 상품을 판매하면서 SK매직으로부터 가입자 유치 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건당 유치 수수료가 나쁘지 않다 보니 대리점주를 상대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SK텔레콤 대리점에서 SK매직 식기세척기 렌털 구독을 상담받고 있다. / SK텔레콤
소비자가 SK텔레콤 대리점에서 SK매직 식기세척기 렌털 구독을 상담받고 있다. / SK텔레콤
신사업으로 단말 수익 감소 대응…"지역 특성별 대리점 신사업 활성화할 수도"

이통 업계가 대리점에서 이같은 신사업 행보를 보이는 배경엔 변화한 단말 판매 패턴에 있다.

최근 이통사 대리점 대신 자급제(단말 제조사나 유통사에서 공기계를 구입한 후 개통하는 방식)로 휴대전화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구매가 늘어난다. 이통사 대리점 입장에선 모두 부담 요소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관계자는 "단순히 단말만 판매해선 수익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이통 업계가 시험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며 "향후 판매 물품이 확대하는 등 신사업이 활성화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역 거점별로 특성에 맞춘 신사업이 대리점에서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통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광주에 생활가전을 만드는 사업장을 두다 보니 KT가 광주에 가전 체험형 대리점을 두기 수월했을 것이다"라며 "향후 지역별로 특화한 신사업을 대리점에서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