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오픈뱅킹 서비스에 들어가는 카드사들이 마무리 작업에 분주하다. 오픈뱅킹 서비스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어야만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성공적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 압박과 카드 가맹점 적격비용 재산정 등 실적 위협 요인이 산재한 카드사들이 오픈뱅킹 서비스로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아이클릭아트 D-30, 오픈뱅킹 준비에 분주
/ 아이클릭아트 D-30, 오픈뱅킹 준비에 분주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의 오픈뱅킹 서비스가 5월 31일부터 일제히 시작된다.
오픈뱅킹은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금융소비자의 거래내역을 조회하고 입출금 등을 가능케 한 금융서비스다. 2019년 12월 처음 도입됐다. 당시는 시중은행과 핀테크 업체만 참여할 수 있었다. 이후 금융위원회가 참여 대상을 확대하면서 우체국, 증권사, 저축은행 등이 오픈뱅킹 서비스에 돌입했다.

각 카드사는 이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분주하다. 전산개발 등의 작업을 금융결제원 지침에 따라 진행하며 금융소비자 편의 제고에 박차를 가한다. 오픈뱅킹 진입을 계기로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오픈뱅킹이 시행되면 개별 금융사와 제휴를 맺지 않아도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은행 정보나 타 카드사 금융거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 맞춤형 상품을 기획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개선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나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업 등에 진출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픈뱅킹 취지에 맞게 은행과 증권사들의 계좌 잔액 확인, 송금 기능, 타 카드사 정보 확인 등을 금융소비자가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감독기관이 지정한 일정에 맞춰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어 다소 일정이 촉박하다"며 "카드사의 특성을 활용해 즉시 출금 기능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오픈뱅킹, 위기일까 기회일까

특히 오픈뱅킹은 카드사들의 위협 요인을 극복할 수 있는 유력한 카드로 꼽힌다. 지난해 카드사들은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는 비용절감을 통한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이다. 이를 이유로 카드사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한다. 올해 더욱 큰 위기가 다가올 것이라며 긴장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호실적의 주배경은 수수료이익인데 이를 위협할 잠재요인이 있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3년간 적용되는 카드 가맹점 적격비용 재산정과 카드 수수료율 인하 압박 등이 수수료이익을 위협할 요인으로 꼽힌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 이슈는 과거부터 단골손님처럼 언급된 것으로 카드사들의 주수익원은 매번 위협받고 있다"며 "카드사들도 기술변화의 물결에 따라 근본적인 수익 구조 개선을 모색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중은행의 경우 규제가 너무 많아서 몸이 무겁지만, 카드사들은 상황이 다르다"며 "생존을 위해 혁신적인 서비스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다가오는 오픈뱅킹 서비스 진입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픈뱅킹을 앞둔 카드사에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분석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픈뱅킹은 카드사 입장에서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긍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만, 타업권 금융사와 함께 한 울타리로 들어가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수익원을 창출할지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할지는 각 카드사가 어떻게 오픈뱅킹을 준비하고 활용하느냐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